1일 서울경찰청 범죄예방질서과는 공연법 위반 혐의로 20∼30대 남녀 암표 판매 사범 7명을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부터 올 8월까지 유명 가수 콘서트와 뮤지컬 티켓 등을 구매 대행하거나 중고 시장에 팔아 수익을 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사용한 건 매크로 프로그램이다. 매크로를 이용하면 수만에서 수십만 번대 순번을 대기하지 않고 1∼2분 안에 접속해 다수의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수법으로 판매한 티켓은 가수 나훈아, 임영웅, 버츄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 ‘릴파’ 등의 콘서트 티켓과 뮤지컬 ‘드라큘라’, ‘그레이트 코맷’ 티켓 등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확보한 티켓은 적게는 정가의 3~4배, 많게는 수십 배의 가격에 팔렸다. 가장 비싸게 팔린 암표는 지난 7월 열린 배우 변우석의 팬미팅 입장권이다. 해당 티켓의 정가 7만 7000원이지만 암표는 235만 원에 팔렸다. 정가 17만 7000원의 임영웅 콘서트 티켓도 1장에 최대 80만 원에 거래됐다.
검거된 피의자 가운데 20대 여성 A 씨는 블로그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티켓 구매 대행을 통해 1억 원을 챙겼다. A 씨는 구매자로부터 아이디·비밀번호를 전달 받아 매크로를 이용해 뮤지컬 티켓 등 331장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남성 B 씨는 매크로로 임영웅 콘서트 티켓 등 15장을 확보한 뒤 이를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팔아 1338만 원의 수익을 냈다. 20대 군인 남성 C 씨도 같은 방식으로 543만 원을 벌었다. 지난 3월 개정된 공연법에 따르면 매크로를 이용해 입장권을 부정 판매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경찰은 단속·수사만으로는 암표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주요 공연·스포츠장 관리 기관, 티켓 예매처, 스포츠계, 연예기획사 등과 합동 대응 협의체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피의자들에게 공연법 외에도 범죄 수법에 따라 형법상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적용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