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커피 마신 할머니 5명 쓰러져…유력 용의자는 80대 할머니
경북경찰청은 30일 복날 살충제 사건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수사한 권 씨가 사망함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날 살충제 사건’은 초복인 지난 7월 15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의 한 경로당에서 커피를 마신 할머니 5명이 쓰러진 사건이다.
피해자 4명 가운데 3명은 7월 25~29일 사이 퇴원했으나 김 아무개 씨(69)는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김 씨는 현재 요양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경찰은 권 씨를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 조사 결과 할머니 5명의 체내와 커피를 담은 음료수병, 종이컵에서 살충제에 사용되는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성분이 검출됐다. 피의자 권 씨의 위 세척액에서는 위 두 성분 외에도 농약에 사용되는 포레이트, 풀룩사메타마이드, 아족시스트로빈 성분이 추가로 확인됐다.
권 씨가 사건 직전 경로당 회원들이 함께 먹는 커피에 살충제를 탄 정황도 발견됐다. 경찰은 경로당 일대 CCTV 화면을 분석해 권 씨가 7월 13일 오후 12시 20∼26분 사이 아무도 없는 경로당에 홀로 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권 씨가 12일 오후 2시쯤 경로당 거실 커피 포트에 물을 붓는 장면을 목격한 경로당 회원도 있었다. 해당 커피포트와 싱크대 상판에서는 마찬가지로 에토펜프록스 성분이 검출됐다.
권 씨의 주거지에서는 그의 위 세척액에서 나왔던 농약 성분을 배합한 표준 편차 범위 내 유사한 동위원소비를 구성하는 농약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로당 회원들은 경찰과의 면담에서 경로당 회원 간 화투 놀이가 자주 있었으며, 권 씨 역시 화투에 자주 참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권 씨가 화투 외에도 다른 경로당 회원과 갈등 또는 불화가 종종 있었다”는 여러 회원의 진술도 확보했다.
문제는 사건 당사자인 권 씨가 7월 30일 사망함에 따라 본인을 통한 진위 확인이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이진식 경북경찰청 형사과 강력계장은 “경로당 회원들과 관련자들의 진술과 범죄심리 분석 결과만으로는 피의자의 직접적인 범행 동기를 단정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 수사를 계기로 경로당과 마을회관 일대에 CCTV 설치 근거 법령을 제정하도록 제도 개선 사항을 행정당국에 권고할 방침이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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