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은 다년 계약 원했지만 정확한 답변 못 들어…FA 대비 비수도권 3개 구단서 관심
올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오는 여러 선수들 중 최대어는 ‘KBO 통산 홈런왕’인 최정(SSG 랜더스)이다. 타격과 수비에서 37세의 나이를 잊게 하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보상 선수가 발생하지 않는 C등급이라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카드다.
최정은 2014시즌 후 86억 원, 2018시즌 마치고 6년 106억 원에 원소속팀 SK와 두 차례의 FA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렇다면 최정의 세 번째 FA 계약도 현 소속팀인 SSG로 귀결될까. 시즌 마칠 때까지 SSG는 최정에게 다년 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는데 이 흐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최정은 올 시즌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 136안타 37홈런 107타점 OPS 0.978을 기록했다. 2005년 SK 와이번스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 입성 후 9년 연속 26홈런 이상을 때리며 큰 부상 없이 꾸준한 면모를 보였다. 통산 홈런왕 3회, 3루수 골든글러브 8회 수상도 최정을 상징하는 기록이다.
흔히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선수에게 ‘에이징 커브’라는 타이틀을 들이민다. 그러나 최정의 활약을 살펴보면 ‘에이징 커브’란 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여전히 팀의 주전 3루수이자 주축 선수다.
SSG는 2021시즌을 마치고 2022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한유섬, 박종훈, 문승원 등 무려 3명의 선수들과 비 FA 다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박종훈 5년 총액 65억 원(연봉 56억 원+옵션 9억 원), 문승원 5년 총액 55억 원(연봉 47억 원+옵션 8억 원), 한유섬 5년 총액 60억원(연봉 56억 원+옵션 4억 원)의 계약 규모였다.
그러나 2024시즌 종료 후 세 번째 FA 자격을 얻는 최정한테는 2023시즌을 마치고 다년 계약 제안을 하지 않았다.
최정은 2024시즌을 앞두고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의 구단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년 계약 관련해 솔직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SSG와의 다년 계약을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구단은 시즌 개막 이후에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선수 측에선 올스타전 휴식기를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때도 구단에선 선수 측에 만남을 제안하지 않았다. 일부 SSG 팬들은 구단과 최정의 다년 계약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점을 의아해했다. SK와 SSG의 상징성은 물론 영구 결번이 가능한 ‘리빙 레전드’ 관련된 협상 소식이 들리지 않으니 오히려 팬들이 초조해했다.
SSG는 5위를 결정하는 KT와의 타이브레이커에서 패한 뒤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정과의 다년 계약도 시즌 종료 전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 측에 의하면 추석 연휴 마치고 구단 관계자와 첫 만남을 가졌지만 계약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주고받지 못했다고 한다. SSG 구단이 최정과의 계약을 원한다는 ‘말’만 있었을 뿐 어떤 계약 규모로 협상하고 싶다는 ‘내용’이 없었다는 것.
시즌이 종료되면서 상황은 묘하게 흐르고 있다. 먼저 최정은 구단에 다년 계약을 맺고 싶다고 말했음에도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는 게 내심 서운할 것이다. 구단은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가 팀의 레전드인 최정을 FA 시장에 내보낼 위기에 처했다. 지금은 구단보다 선수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즉 시즌 중일 때와 시즌 종료 이후 구단과 최정의 상황과 입장이 뒤바뀐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시리즈 종료 5일 이내에 FA 선수를 공시한다. FA 공시가 이뤄지기 전까지 최정과 SSG 구단의 다년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정은 FA 시장 참전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SSG 김재현 단장은 최정과의 다년 계약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했다.
“최정은 SSG 구단의 상징적인 선수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만날 것이고, 계속해서 의견을 조율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시즌 내에 최정과 재계약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물었더니 김재현 단장은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만 설명했다.
최정 정도의 레전드급 선수의 다년 계약에는 구단 단장이나 사장의 역할보다 최고위층의 의사가 중요하다. 즉 사장이나 단장이 선수를 잡고 싶어 해도 구단 최고위층에서 결정해주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즉 최정 다년 계약 사안은 정용진 구단주의 최종 결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야구단 인수 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선수단과 동고동락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했던 정용진 구단주는 지난 3월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뒤 그룹 전반의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경영 행보를 보였다. 그로 인해 야구장 행보를 줄이고 그룹 경영에만 몰두했다. 이러한 정용진 구단주의 상황과 그룹 내 분위기가 최정의 다년 계약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정이 SSG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라는 건 구단 내부에서 모두 공감하고 있고, 계약을 성사시키려 노력하겠지만 계약 규모에 이견이 있거나 입장 차이가 크다면 아픈 이별도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만약 최정이 FA 시장에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취재한 바에 의하면 비수도권 3팀에서 최정의 행보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A가 공시되기 전까진 선수 측과 접촉하기 어렵지만 최정과 SSG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SSG가 한국시리즈 전까지 최정과의 계약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협상은 이어지겠지만 팬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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