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급 단원 월급제 채용 대신 기수별 2년씩 활동…“집중 교육과 다양한 연주 경험 제공 통해 인재 양성”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는 지난해 11월 경기도의회 도정질의에서 장한별 도의원의 제안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전격 수용해 추진됐다. 김동연 지사는 도정 열린회의에서 “도의회에서 (창단)질문을 받을 때 가슴이 먹먹할 정도였다”면서 “만들어 보고 싶다.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한번 해 보고 싶다”고 창단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장애인 오케스트라 운영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등 경기도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경기아트센터가 맡을 계획이다. 그런데 운영 방식이 특별하다. 도내 19세 이상 등록장애인을 대상으로 매 기수별 2년씩 40명 내외 규모로 운영한다.
이런 운영 방식은 다른 공공기관의 장애인 오케스트라와 다르다. 통상 장애인 오케스트라는 수준급의 장애인 단원을 채용해 월급제 정규 단원 체제로 운영한다. 하지만 경기도는 2년의 활동 기간 동안 집중 교육과 다양한 연주 경험을 제공해 장애인이 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완성형 연주자보다는 부족할 수 있지만 장애인에게 할 수 있다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자리 제공을 넘어 인재 양성에 더 큰 목적을 둔 것이다. “더 많은 장애인에게 더 고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라는 도정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경기도 예술정책과는 설명했다.
단원들은 2년간의 활동 기간 중 매월 연습비, 교통비 등 연습 수당을 지급 받는다. 경기도 예술정책과에 따르면 단원들은 주 2회, 일 3시간씩의 전문 교육을 받게 될 예정이다. 연습 수당은 1회당 10만 원, 교통비 1회당 5만 원, 식비 1회당 2.5만 원으로 책정됐다. 월 8회 연습 시 총 140만 원이 지급된다. 공연 시 공연 수당도 별도 지급한다.
전문 교육의 내용도 충실하다. 음악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전문 강사로부터 주 2회 집중 지도할 계획이다. 국내 정상급의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다양한 협업도 추진한다.
특히 도는 도민이 장애인의 예술 활동과 성장을 응원하고 함께 누리는 전국 최초 인재 양성형 장애인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기 위해 도민의 기부금 후원과 작·편곡, 합주 참여, 사진·영상 등 재능 기부·자원봉사 후원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육성과 참여라는 두 가지 목적이다.
지난 9월 9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오케스트라 창단 발표식에서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는 인재 양성형 오케스트라다. 장애인 누구든지 연주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통로를 만들어 드리겠다”며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성격을 정의했다.
또한 김 지사는 “두 번째 특징은 도민참여형이다. 기부금을 내도 되고, 재능 기부를 해도 되고, 장소를 제공해도 되고, 연주를 봐도 되고, 형편이 안 되면 마음 기부까지 가능하다. 1호 기부금은 제가 내겠다”라고 말하며 도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창단계획 발표식에는 독일·네덜란드 유학파 출신 ‘왼손 피아니스트’ 이훈이 찾아와 힘을 더했다. 이훈은 10여 년 전 미국 신시내티대학에서 박사학위 과정 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좌뇌가 60% 가까이 손상되면서 후유증으로 오른쪽 팔, 다리 마비와 언어장애를 가지게 됐다. 하지만 피나는 재활과 연습의 노력을 거쳐 현재 툴뮤직 장애인 예술단장으로 활동 중인 음악가다. 이훈은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 홍보대사로 위촉돼 오케스트라를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활약할 계획이다.
10월 8일 현재 장애인 오케스트라 오디션 심사가 진행 중이다. 1차 동영상 심사, 2차 실기 및 면접 심사로 진행하는 단원 선발은 11월 4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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