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적극재정으로 필요한 부분에 타깃팅”, “금투세, 1500만 개미투자자들이 건전하게 수익 올릴 수 있는 근간 만들어줘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1일 MBC 뉴스외전과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서 김 지사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해법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질문 자체도 경제, 금융 분야에 상당히 치중돼 있었다. 김 지사가 경제부총리, 기재부장관을 지낸 경제전문가이기도 하고 그만큼 현재 민생 경제 상황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경제정책의 공백이다. 경제 또는 경제정책에 있어 레임덕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2/4분기 마이너스 1.4%를 기록했다. 내수, 투자. 소비가 다 부진하다. 수출만 근근이 버티는 상황인데 정부는 경제 좋다고 얘기하고 있다. 상황 인식이 안 돼 있고 전 정부 탓을 한다. 그러다 보니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지사는 민생에 눈을 돌렸다. “거시경제 지표와 상관없이 민생이 파탄 지경에 이른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소비, 투자, 내수가 부진하다 보니 골목상권이 죽고 자영업자가 하소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균형 재정 핑계 대며 긴축 재정을 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임무를 정부가 해태하고 있는 그야말로 재난의 상태”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국정 브리핑의 경제 좋아진다는 발언과 자영업자들의 상황을 비교하며 이런 인식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거냐는 질문에는 “실상을 제대로 모르고 있거나 호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지사는 “시장에 나가보면 빈 사무실, 임대 공간들이 얼마나 많이 있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필요하다면 고통도 분담해야 하는데 거꾸로 지금 경제가 좋다고 하고 있으니 수많은 서민들은 지금 죽을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자영업자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질문에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을 주장하며 긴축재정을 하고 있다. 작년 2.8% 재정증가율과 올해 3% 조금 넘게 했는데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재정 증가율이었다. 재정정책은 금융정책과 달리 타깃팅을 할 수 있다. 필요한 부분, 필요한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 상황에선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가 적극적 재정정책 그리고 산업정책이다”라고 답했다.
김동연 지사는 자본시장,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먼저 왜 전 세계적으로 20~30% 오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주식시장만 오르지 않느냐는 질문이었다.
김 지사는 “자본시장은 일반 투자자들이 기업을 소유하고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그런데 우리 자본시장은 민주화가 안 돼 있다. 굉장히 후진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주주와 지배주주 간 기울어진 운동장 형태를 띠고 있다. 갖고 있는 주식 수가 같아도 권한이 다르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라든지 경제사범에 대한 처벌이라든지, 주주환원율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대한민국은 주주환원율이 가장 뒤떨어진 나라다. 29% 정도로 중국보다 떨어져 있다. 자본시장 선진화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다. 정치적 리더십 문제,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정부 정책 또는 정치적 리더십 이런 것들이 다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진단했다.
금투세에 관해서도 김동연 지사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했다. “이미 두 번이나 유예했다. 더 이상의 유예는 비겁한 짓이다. 저는 원샷으로 해결하자고 주장해 왔다. 그 해결책은 앞서 언급한 자본시장 민주화, 주주 환원율 제고, 장기 투자자에 대한 보호, 금투세 도입과 동시에 거래세 완화 또는 폐지 이런 것들이 함께 원샷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1500만 개미 투자자들이 건전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근간을 만들어줘야 된다”라고 힘줘 말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했던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김 지사는 “적극적으로 확장 재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당과) 같은 입장이다. 다만 전 국민에게 같은 돈을 주기보다 취약계층 등 어려운 계층에 보다 촘촘하고 두텁게 가게끔 스킴을 만드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상위층에 있는 분들에게 갈 것을 하위층에 더 많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25만 원 지원금은 시혜적 복지라기보다 경기 진작책이다. 일정 소득 이상의 고소득층은 그 돈 들어온다고 소비가 늘어나거나 부자들이 하루 3끼, 4끼, 5끼 먹지 않는다. 서민 계층, 어려우신 분들은 소비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 수입이 들어오면 그걸 소비로 쓰신다. 전에 전 국민 지원금 분석 자료를 보니 소비성향을 그렇게 크게 높이지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주장하고 있고 당론과 다르기보다는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에서도 신축적인 얘기를 했기 때문에 크게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신3김(김동연, 김부겸, 김경수)에 대한 질문에는 “신3김이라는 이름까지 붙이게 된 것은 국민들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 정권교체를 이룰 세력에 대한 파이를 키우는 그런 기대가 들어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첫째로는 내부적 다양성을 키우고 둘째로 외부적 확장성을 키워야 한다”라고 답했다.
민주당 정권의 평화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선언이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김 지사는 “대권, 그런 게 아니라 남북관계에 대한 기본 철학이고 제 소신이다.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문재인에 이르면서 대한민국은 평화 이어달리기를 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10월 4일 남북정상선언에서 제2개성공단, 서해 평화구역 같은 경제가 포함된 내용을 담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경제지도를 주장했다. 제가 그날 경제통일 얘기를 한 건 남북이 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품, 사람, 기술, 이런 것들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룸을 넓히고 그걸 기반으로 북방, 전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경제 영토를 확장하자는 의미다. 또한 저는 북한과 가장 큰 접경도의 도지사로서 평화 이어달리기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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