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 높아지며 집값 상승 주춤…공급 부족 여전 ‘똘똘한 한 채’ 지속 전망
#정책대출도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전망
지난 10월 16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9월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6.0으로 전달보다 6.1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의 하락이다.
8월 0.1p 하락했던 서울은 14.7p나 급락한 125.8을 기록했다. 수도권도 8월 130.5에서 9월 121.1로 9.4p 떨어지면서 역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여전히 115 이상(95 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 보합)으로 상승국면을 유지했다. 9월 전국 주택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도 103.7로 8월보다 0.6p 하락했다. 서울은 8월 115.6에서 109.8로 5.8p 떨어지면서 상승에서 보합으로 바뀌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9월 주택매매·전세가격지수 역시 전국(0.24%→0.17%), 수도권(0.53%→0.39%), 서울(0.83%→0.54%) 모두 전월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전세가격지수 역시 전국(0.22%→0.19%), 수도권(0.46%→0.40%), 서울(0.52%→0.40%) 모두 상승했지만 그 폭은 전월에 미치지 못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쏠림 현상이 뚜렷했던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9월 들어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서울과 수도권이 4월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상승폭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아파트 전세도 수도권의 상승세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서울은 두 달 연속 상승폭이 꺾였다.
원인은 자금 마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집계한 9월 중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 2000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8월 증가폭(9조 7000억 원)의 56.5% 수준에 불과하다. 9월 증가세를 이끈 것은 정책 대출로 전월보다 2조 2000억 원 늘어 8월의 증가폭(1조 8000억 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10월에는 정책대출도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택도시기금대출을 취급하는 시중은행에 공문을 보내 디딤돌 대출 취급 제한을 요청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 14일부터 정책 대출 제한을 시작했고 신한·하나·우리은행은 21일부터 제한에 들어간다.
#수요 우위에 따른 집값 강세 전망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 10월 14일 2025년 경제·금융·부동산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내년에도 주택가격의 완만한 상승을 예상했다.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 풍부한 수도권에서 아파트 입주물량이 이미 감소하고 있어 매수자가 체감하는 공급 감소가 더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에도 자금 여력을 갖춘 수요자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은 수도권에서 '똘똘한 한 채' 선호는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이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하를 이어간다면 인위적으로 대출금리를 올려 수요를 제한하는 정부 정책도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달 15일에는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R114와 함께 ‘향후 2년간 공동주택 입주예정 물량 정보’ 보고서를 내놨다. 내년 전국에서 입주 예정인 공동주택(30가구 이상 공동주택 기준·6월 말 집계)은 총 28만 9244가구로 올해 초 발표(27만 5183가구)보다 1만 4061가구 늘었다. 하지만 이는 올해 입주예정 물량 예측치(36만 4418가구)보다는 여전히 20.6% 정도 작다. 국토교통부가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3~2024년 주택 인허가 목표 101만 가구(2023년 47만, 2024년 54만) 가운데 올 8월까지 인허가 실적은 62만 9000가구로, 목표 대비 62.3%에 그쳤다.
공급 부족, 즉 수요 우위에 따른 집값 강세 전망은 아파트 분양가에서도 확인된다. HUG가 지난 10월 15일 발표한 9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338만 3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3㎡(약 1평)당 4424만 1000원이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1만 5718가구가 일반에 공급됐는데, 1순위 통장이 68만 5903건이나 접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7만 1529건)보다 3배 이상 많다. 더 오르기 전에 사두려는 수요가 강하다는 뜻이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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