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면적 줄고 매출 하락, 백화점 경쟁력 강화 필요성…중소기업유통센터 “활성화 다각적 노력”
#판판샵 1호점, 매장도 줄고 매출도 줄고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복한백화점 판판샵에 입점 기업수는 2019년 2234개, 2020년 1479개, 2021년 948개, 2022년 1020개, 2023년 905개, 올해 1~8월 749개로 감소 추세다. 2019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입점 기업이 약 66% 줄어든 셈이다. 행복한백화점 판판샵에서 발생한 매출도 감소 추세다. 2019년 39억 6200만 원, 2020년 31억 6800만 원, 2021년 30억 4500만 원, 2022년 20억 100만 원, 2023년 23억 4900만 원, 올해 1~8월 12억 1700만 원이다.
판판샵은 중소기업 혁신제품과 창업제품을 홍보·판매하는 정책매장이다. 민간 대형유통망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명품’을 발굴해 국내외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유통·마케팅 거점’을 구축하겠단 취지에서 생겼다. 판판샵은 2015년 15개에서 현재 6개(행복한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인천공항 T1 동편, 인천공항 T1 서편, T2, T1 입국장)로 줄었다. 운영비용은 중기부가 일부 지원해 준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올해 중기부로부터 판판샵 등 마케팅지원사업에 대해 256억 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판판샵에 입점 신청을 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 소재지를 둔 중소기업이다. 소비재 제품을 제조·유통하는 업체여야 한다.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상품 우수성·사업 적합성·기술 우수성·수출 잠재성을 토대로 총점 70점 이상의 업체 중 고득점순으로 입점 업체를 선정한다. 지역우수기업 선정 기업이나 창업지원기관 추천기업 등에는 가산점이 붙는다. 이렇게 선정된 중소기업 제품은 판판샵에 샵인샵 형태로 진열된다. 중소기업유통센터 판매사원이 판매해 준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판판샵 입점 업체들에게 판매 수수료 23%를 받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입점업체들에 30~40%까지 수수료를 부과한다.
판판샵 1호점인 행복한백화점 판판샵 입점 기업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매장 면적이 줄었기 때문이다. 행복한백화점 판판샵은 약 550평(1818㎡) 크기의 매장에서 출발했다. 2015년엔 중기부가 입점 판매 기회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 700평(2313㎡)으로 매장을 확장 개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거치는 과정에서 300평(992㎡) 크기로 매장 면적이 줄었다.
하지만 매장 규모 감소로 인한 영향뿐만 아니라 판판샵의 구조적인 한계가 판판샵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고문은 “현재 판판샵은 중소기업 제품 종합선물센터처럼 꾸며져 있다. 판판샵을 가면 어떤 차별화된 중소기업 제품을 둘러볼 수 있는지조차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보다 고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공공기관에서 하기는 무리가 있다. 인큐베이팅 작업은 굉장히 고도화된 기술로 지속적인 투자와 새로운 사람들의 역량이 계속 발휘돼야 하는 일”이라며 “특히 유통은 굉장히 빨리 변하는 산업이다. 제대로 된 평가 시스템을 통해 능력 있는 업체들이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입점 계약 종료 업체만큼 신규 입점 기업을 발굴하지 못한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입점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최대 2년까지 입점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분기별 매출액이 하위 30%인 기업은 퇴점 대상이 될 수 있다. 신규 입점 업체는 3개월간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 퇴점 조치된다. 다만 홍보·마케팅 개선 계획을 제출하면 입점 기간을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입점 기업 순환을 위해 도입한 조치다. 판판샵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이 자체 계약 종료 절차를 밟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행복한백화점 경쟁력 높일 묘수 있을까
행복한백화점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복한백화점은 정부에서 세운 유일한 백화점이다. 1999년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간 행복한백화점은 대기업 브랜드를 입점시켜 고객들을 유인하는 전략도 폈다. 하지만 국회에서 대기업 제품을 취급하면 행복한백화점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현재 행복한백화점에 입점한 대기업은 없다.
허종식 의원실이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복한백화점 매출(판판샵 매출 포함)은 2019년 433억 원, 2020년 328억 원, 2021년 321억 원, 2022년 385억 원, 2023년 396억 원, 올해 1~8월 254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가 2021년부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19년과 비교해 지난해 매출은 약 9% 줄었다.
이와 관련,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프라인 유통산업이 침체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가 저가 시장을 공략하면서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또 영등포나 여의도 쪽에 백화점이 많이 생겨서 소비자들이 그쪽으로 몰려간다. 행복한백화점에는 점점 어려운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유통센터 관계자는 “행복한백화점 판판샵은 매장운영 관련 변동사항 시행 등으로 실적이 감소세에 있다. 운영 활성화를 위해 동행축제 등 정부정책과 연계를 강화하고, 판매공간을 개선하는 등 다각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며 “행복한백화점의 경우 고객 참여형 이벤트 운영, 다양한 판촉 프로모션과 디지털 홍보를 통해 백화점 활성화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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