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20’, 마지막 정규앨범 이야기에 “갑자기 미쳐가지고 21집까지 낼지도”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조용필의 정규 20집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 시작에 앞서 취재진을 둘러본 그는 "이런 건(기자간담회) 조금 쑥스럽다. 차라리 콘서트는 행복하다"며 "무대 뒤에서 대기할 때는 떨리지만, 나오면서는 다 해소된다"고 웃음지어 보였다.
'20'은 조용필의 음악 세계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앨범으로, 타이틀곡 '그래도 돼'를 비롯해 '찰나', 'Timing(타이밍)', '세렝게티처럼', '왜', 'Feeling Of You(필링 오브 유)', '라'까지 총 7곡이 수록됐다. 이 가운데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이 시대 모든 이들을 위한 뭉클한 응원가로 이제는 자신을 믿어보라고, 조금 늦어도 좋다고 토닥여주는 가사가 인상적인 조용필만의 모던 록을 담아낸 곡이다.
조용필은 "올해 제가 스포츠를 보는데 경기에서 이긴 우승자가 세리모니를 하는 동안 상대 선수는 카메라에 안 비치더라. 그걸 보면서 '패자의 마음은 어떨까' 싶었고, 나라면 '다음엔 이길 거야, 지금은 그래도 돼'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라며 "작사가를 만나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런 메시지를 직선으로 전하는 그런 가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돼'의 작사에 참여한 임서현은 "이 곡의 콘셉트는 '하프웨이(halfway·중간쯤, 불완전하게, 꽤 괜찮은)'다. 자신을 믿는다면 남들보다 조금 늦어도, 가끔 어긋난 길을 간다고 해도 괜찮다고, 그래도 된다고,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도 말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원래대로라면 이 앨범은 지난해 데뷔 55주년을 맞아 발매 예정이었다. 그러나 완성도를 위해 한 차례 발매 시기를 연기하면서 올 10월이 돼서야 빛을 보게 됐다.
조용필은 "앨범을 그동안 많이 만들어 봤지만 내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영 안 들더라. 만들어 놓고 다음 날 다시 악보를 보면 '에라이!' 했다. 그런 곡이 수백 곡은 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타이틀곡 '그래도 돼'도 '그런 곡' 중 하나였다. 조용필은 "지금까지 만족해서 내놓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면 반 키를 더 올려서 부를 걸 아쉬움이 있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겉치레가 아니라 항상 이런다. (음악 작업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다들 이 정도면 된 것 같다고 하는데도 속으론 화가 나고 그런다"고 여전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욕심을 드러냈다.
이어 "이달 첫 주까지 녹음했다. 한 곡이 더 있었고 그 곡을 완성시켰지만 이 앨범에는 참여시키지 못했다'라며 "성향이 이 앨범 속 노래들과 달라 다음에 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용필은 "많은 분들이 20집으로 마지막을 찍는다고 생각하시더라. 앨범으로선 마지막일 것 같다"며 사실상 정규앨범은 '20'으로 끝을 장식할 것을 짐작케 했다.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앞으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이러다 갑자기 미쳐가지고 21집까지 낼 수도 있다. 미래는 모르는 일"이라며 가왕을 사랑하는 대중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한편 조용필의 정규 20집 '20'의 CD는 11월 1일 정식 발매된다. 22일 오후 6시부터는 온라인 판매처를 통해 예약 판매가 진행된다. 이번 신보 발매를 기념해 조용필은 오는 11월 23~24일, 11월 30일~12월 1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20집 발매 기념 조용필&위대한 탄생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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