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구단, 리베로·세터 보강으로 우승 후보 부상…압도적인 팀 없어 ‘춘추전국시대’ 예상
#지속된 좌절
김연경은 과거 우승 청부사로 불렸다. 고교 졸업 이후 프로 무대로 뛰어들자마자 우승을 맛봤다. 흥국생명 소속으로 활약한 첫 4년 동안 3번의 정상에 등극했다. 해외 진출 이후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JT 마블러스 소속으로 일본 무대에서 우승을 경험했고 튀르키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무대로 돌아와서도 여전한 기량을 선보였다. 공수 각 부문의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김연경을 보유한 흥국생명도 2020년부터 항상 우승 후보로 꼽히는 전력을 갖췄다. 매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우승을 노렸으나 트로피를 눈앞에 두고 좌절을 겪었다. 유난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복귀 첫 시즌이었던 2020-2021시즌, 흥국생명은 내부 불화 등의 문제가 터지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연경은 중국에 진출했다 다시 돌아온 2022-2023시즌에는 절치부심해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으나 2승 이후 거짓말 같은 3패로 우승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현대건설의 강한 전력에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김연경의 활약상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해외 활약 이후 돌아와 V리그에서 3시즌을 뛰며 모두 MVP를 거머쥐었다. 리그 최고의 선수로 인정을 받았으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염원하던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쥐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도전 나서는 김연경과 흥국생명
이번 시즌에도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목표는 우승이다. 만 36세의 김연경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지난 4월 재계약 당시 계약기간도 1년으로 합의했다.
지난 시즌 중 김연경의 은퇴가 화제의 중심에 오르기도 했다. 2024-2025시즌 선수로서 활약에 대해 김연경이 확답을 하지 않으면서다. 하지만 또 다시 우승에 좌절한 그는 의지를 불태웠다. 개인 통산 여섯 번째 MVP 수상 이후 “솔선수범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겠다”면서도 “분명히 선수 보강에 최선을 다해주리라 믿는다”며 구단을 압박하기도 했다.
구단도 김연경의 우승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당초 이들은 전력 약화가 예상됐다. 지난 시즌 종료 이후 FA 시장에서 주축 미들블로커 이주아를 놓친 탓이다. 리베로 포지션에도 베테랑 김해란이 현역 은퇴를 선택했다.
공백이 생긴 포지션에 이렇다 할 보강이 없었다. 이주아가 빠진 미들블로커 자리에는 아시아쿼터 선수로 채웠다. FA시장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최은지를 영입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흥국생명은 대규모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리베로 포지션에 IBK기업은행의 베테랑 신연경을 수급했다. 이에 더해 기존 세터 이원정에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희생하며 페퍼저축은행의 경험 있는 세터 이고은을 데려왔다. 흥국생명은 다시 한 번 우승 후보로 평가 받게 됐다.
이들에게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최초 선택했던 아시아쿼터인 중국 출신의 황루이레이는 리그 개막 이전 컵대회를 치른 이후 아닐리스 피치(호주)로 교체됐다.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다른 팀에 비해 부족했다. 또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호성적을 냈기에 외국인 선수 지명 우선권에서도 밀렸다. 이에 흥국생명은 지난 컵대회에서 1승 2패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적지 않은 경쟁자들
탄탄한 국내 선수진으로 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흥국생명이지만 목표인 우승에 도달하기가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는 압도적인 팀이 없는 '춘추전국시대'라는 평이 따른다.
지난 시즌 우승팀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역시 첫손에 꼽히는 팀이다. 이들은 FA 김주향을 놓친 것 외에 우승 전력을 대부분 유지했다. 아시아쿼터, 외국인선수 역시 모두 재계약으로 붙들어놨다. 이들은 컵대회에서도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며 자신들의 전력을 증명했다.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봄배구를 경험하진 못했으나 비시즌 적극적인 보강에 나선 이들이다. 한국도로공사는 FA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강소휘를 붙잡았다. IBK기업은행은 또 다른 대어 이소영을 영입했다. 이들 모두 국내 정상급 아웃사이드 히터로 평가 받으며 팀의 전력을 곧장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창단 이래 예외 없이 최하위 순위를 도맡아왔던 페퍼저축은행도 리그 순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여자배구 레전드 출신 장소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아시아쿼터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모두 1순위 지명권을 얻으며 입맛에 맞는 자원들을 골라냈다. 장위(중국)에 바르바라 자비치(크로아티아)까지 모두 190cm 이상의 장신으로 선수단의 높이가 대폭 높아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2일 창단 이후 최초로 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가며 '복병'으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2023-2024 V리그 여자부지만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출발은 좋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아픔을 안긴 현대건설을 개막전에서 만나 3-1로 승리했다. 이날도 김연경은 팀내 두 번째로 많은 득점(16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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