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 여사 공천개입·주가조작 의혹 거론하며 공세…여, 이 대표 사법리스크·문다혜 씨 의혹으로 반격
#민주당 ‘김건희 리스크’ 공세
민주당은 국감 첫날인 10월 7일 ‘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김건희심판본부)’를 가동했다. 김건희심판본부장을 맡은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본부는 국회의 각 위원회와 이슈별로 산재한 김 여사 관련 국정감사 이슈를 종합하고, 특검법과 국정조사에 대비해 체계적으로 초점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포문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열었다. 10월 7일 행안위에서는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수의계약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다뤘다. 대통령 관저 공사 수의계약 따낸 업체는 ‘21그램’이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설계와 시공을 맡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야당 의원들이 관련 의혹에 대해 질문하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대통령실) 비서실이 추천했다”면서도 “(김 여사 추천 여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행안위는 김 여사 서울 마포대교 교통통제 논란도 다뤘다. 9월 10일 김 여사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소속 경찰관과 ‘생명의 전화’를 점검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가 점검에 나섰을 때 경찰이 과도하게 퇴근길 차량 통제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0월 11일 행안위 국감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은 ‘교통통제 했느냐’는 질문에 “마포대교 교통통제 분명히 없었다”고 답했다. 10월 15일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국감에서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마포대교 위에서의 교통통제는 없었지만, ‘교통관리’는 했다고 말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그것이 교통통제”라며 “경호 의무도 없는 서울경찰청이 오직 김 여사만 바라보며 알아서 교통통제하고 대통령 코스프레 하는데 옆에서 서포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김건희 황제 관람’ 논란에 대해 연일 공세를 폈다. 야당은 문체부 산하 한국정책방송원(KTV)가 2023년 10월 31일 청와대에서 개최한 무관중 공연에 김 여사와 수행원 등 소수 인원이 참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TV는 김 여사가 행사 중간에 격려차 들렀으며, 김 여사 지인은 없었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10월 21일에는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강 씨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 및 보좌관을 지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부소장으로 일했다.
강 씨는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난 대선 때 불법 여론조사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재보궐 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이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의 힘을 이용해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냈다는 주장, 57만 명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표본으로 사용한 정황, 지난 대선 때 가중치를 적용해 50~60대 샘플 비율을 늘리는 등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 등이 담겨 있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여사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 등 직접 증거나 진술이 없다는 논리를 펼치며 방어에 나섰다. 곽규택 의원은 “애석하게도 강혜경 씨가 가지고 있는 건 명태균 씨로부터 대부분 들은 것이기 때문에 직접 증거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 “윤석열 여론조사 대가로 김영선 공천” 명태균 사건 ‘키맨’ 강혜경 녹취록 공개, 위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10월 17일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국감 하루 전 나온 발표였다. 야당 의원들은 10월 18일 법사위 국감에서 이 처분을 질타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검찰은 보통 국감을 앞두고 민감한 사건을 처리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 국감이 끝나고 조용히 처리한다”며 “결국은 법무부와 대통령실이 상의해서 (불기소 처분 결정) 날짜를 결정한 것이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지검장은 “많은 분들이 저에게 이 사건을 기소하는 게 훨씬 좋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결국 검사는 기록을 보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으로 어떤 요구를 받는다고 기소한다거나 처리를 미루는 게 정치검사”라고 했다.
10월 21일 열린 대검찰청 국감에 출석한 심우정 검찰총장은 “수사팀에서 증거와 법리를 숙고해서 처분한 것으로 보고받았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총장은 “항고가 예정돼 있어 항고가 되면 결국 제가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배제된 상태라 사건 기록을 본 것도 아니고, 내용 전체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항고가 되면 철저하게 점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고발인인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반발해 항고를 예고한 상태다.
10월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대상 국감에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질문이 나왔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주가조작 선수 김 아무개 씨가 ‘12시에 8만 개 때려주셈’하고는 ‘매도하라 하셈’ 지시 내리고, 7초 후에 김 여사 계좌에서 8만 개 매도 주문이 일어났다. 통정매매의 과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납득이 가냐”고 물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검찰이) 증거 판단을 어떻게 했냐는 답변을 드릴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해서 무작정 기소할 수는 없다며 엄호에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 무혐의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적할 사항인데 정치 공세 일변도로 가고 있다”며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을 무너트리고 이재명 대표를 구명하려고 특검을 주장한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반격했다.
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변경 관련 특혜 의혹도 꺼내 들었다. 민주당에서는 이소영 의원이 저격수로 나섰다. 10월 7일 이 의원은 국토교통부 국감에서 “고속도로 종점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변경됐다”며 “남양평IC 1.8km 위에 있는 최종 대안1노선 종점 램프 부근이 정확히 대통령 처가 소유 산비탈 땅과 겹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IC에 직접 붙이는 안은 폐기되고 자를 대고 이은 것처럼 정확히 대통령 처가 땅에 연결된다. 이러면 대통령 처가는 토지보상을 받게 되느냐”고 물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노선 내용에 따라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오늘 처음 알았다”고 했다. 박 장관은 “특혜나 외압이 없었고, 직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한 신념이 있다”고 말했다. 이용욱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도 “일부 편입되는 부분에 대해 보상될 수 있다”면서도 “그 당시에는 제가 알기로 누구 땅인지 이런 부분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10월 14일 열린 부산시 대상 국토위 국감에서는 김 여사가 직접 디자인 기획에 참여했다는 이른바 ‘김건희 키링’이 소환됐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부산시가 이 키링을 구매할 때 전화 결제라는 이례적인 방식을 썼다고 했다. 그리고 부산시가 홍보용 키링 1400개를 구매해놓고, 김건희 키링 구매에 2686만 원 상당의 예산을 불필요하게 썼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김 여사 키링이 엑스포 유치 홍보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구매했다”며 “국내·외 홍보용으로 사용하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카드 결제가 맞고, 직원 실수로 전화 결제로 표기됐다고 해명했다.
국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도 김 여사 관련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10월 1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는 코트라가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한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코트라가 선정한 ‘2023년도 세계일류상품’ 27개 중 서비스업 상품으로는 희림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상품명은 ‘공항 건축 설계’다. 세계일류상품 선정이 시작된 2001년 이래 공항 건축 설계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문다혜’로 반격한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11월 15일과 25일, 2건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0월 22일 법사위의 서울고등법원 등에 대한 국감에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 재판을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1년 안에 1심부터 3심까지 모든 재판을 끝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1심 선고까지만 2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위증교사 사건도 1심 선고까지 1년 이상 걸리고 있고, 대장동·위례신도시 사건 재판도 상당 기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지난해 2월 이 대표가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조사를 받자마자 장외투쟁에 나섰고, 이후 11건의 검사 탄핵을 발의했다”며 “이 대표 1심 선고 공판이 11월 예정되자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있는데, 여론몰이로 사법부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0월 14일 열린 경기도 대상 행안위 국감에서는 일산대교 무료화 취소와 지역화폐 운영사 코나아이 특혜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는 이재명 대표가 대권에 도전하면서 도지사로서 마지막으로 한 처분으로, 1·2·3심 모두 (경기도가) 패소했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형평의 원리 때문에 전임 지사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도지사로서 취지에 공감해 법적 쟁송을 끝까지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코나아이 관련 의혹을 꺼내 들었다. 코나아이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핵심 정책으로 추진했던 지역화폐를 충전 및 결제 시스템을 관리하는 업체다. 정 의원은 “이재명 지사 시절 대행사로 선정된 코나아이에 이 지사 측근이 근무하는 등 특혜 논란이 있었다”며 “이재명 대표 눈치 본다고 (코나아이와의) 협약 해지를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 지사는 “정당한 절차와 공모를 통해서 (선정) 했다”고 답했다.
10월 18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부산대병원 국감에서는 이 대표 ‘헬기 이송 특혜 논란’이 다뤄졌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대 권역외상센터 수준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개소 9년이 지나 많은 진료 실적도 쌓여 정말 중증 외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다시 서 의원은 이 대표 헬기 이송 때 서울대 당직 의사가 했던 ‘응급 수술을 수행할 전문 인력이 부재한 병원에 해당하고’라는 진술이 타당한지 질문했다. 정 원장은 “잘못 알고 답한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당 정성국 의원은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을 향해 “부산대병원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느냐.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김 병원장은 “의료진 간의 대화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는 전문적인 분야로 병원장으로서 언급하기는 부적절하다”고 에둘러 말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의 공세에 민주당은 전형적인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에 대한 의혹도 쏟아졌다. 10월 11일 열린 행안위 국감에서 국민의힘은 경찰에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문다혜 씨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달희 의원은 “문다혜 씨는 지인과 함께 세 차례나 자리를 옮기며 7시간 동안 술을 마셨고 사건 당시 혈중 알코올 수치가 면허취소 수준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였느냐”고 물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면허 취소 수치를 넘었다. 0.149 정도”라고 답했다. 다시 이 의원이 “특별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를 적용해 조사하고 혐의에 대해 판단하라는 것이 다수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강조하자 조 청장은 “그것은 사실관계를 확정한 뒤에 판단할 문제인데 아직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같은 당 김상욱 의원은 “음주 운전과 마약에 취해서 하는 운전이 구별이 되나. 현장에서 경찰관이 출동했을 때, 그 사람의 행동을 봤을 때 구분할 수 있나”라며 “문다혜 씨 사건 같은 경우도 마약에 취한 건지 음주에 취한 건지 음주 운전 측정을 했겠지만, 마약 측정은 없었지 않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김 의원을 제지하면서 “(여야 의원들은) 공인과 또 공인의 가족에 대한 발언에 대해서는 서로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10월 23일 열린 행안위 국감에서는 문 씨의 제주 주택 불법숙박 운영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 씨는 제주 한립읍에 있는 주택을 숙박업소로 등록하지 않은 체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영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 씨는 또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에서도 영업 신고를 하지 않고 숙박업을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문 씨의) 주택은 숙박업 신고가 불가능한 구조”라며 “농어촌민박으로 신고돼 있지 않고 공유숙박업 사업자 등록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기남 제주자치경찰단장은 “최근에 문 씨와 연락이 됐고 일정을 변호사와 조율하고 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문 씨의 불법 숙박업소 문제가 거론됐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제주도 주택을 2022년 7월에 매수해 8월에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나온다”며 “이 숙소에 묵었다는 후기만 130건이 달려있는데 수익을 하룻밤에 30만 원이라고 잡으면 최소 3900만 원의 수익을 얻었다는 것으로 불법 영업을 이렇게 계속해 왔다는 것이 경악스럽다”고 했다.
이날 문체위에 참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제주도는 물론이고 (영등포구) 오피스텔 같은 경우는 숙박 허가 자체가 안 되는 곳”이라며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해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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