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사퇴 요구하며 5일 만에 두 번째 시위…안전 관련 민원에 “자진철거 날짜 협의 중”
지난 28일 오전 8시쯤 성남시의회 앞 인도에는 50여 개의 근조화환이 설치됐다. 성남 지역 학부모 등 시민들은 화환에 "학폭 부모 시의원 사퇴하라" "자격없는 A 의원 시의원 해임하라" "시의회는 즉각 제명 착수하라" "분당을 더럽히지 말고 나가라" 등의 문구를 기재해 A 의원을 규탄했다.
이번 근조화환 시위는 두 번째로, 지난 23일에도 학폭 사건이 발생한 B 초등학교 앞에 근조화환 120여 개가 설치됐다가 24일 철거됐다. 1차 시위의 주요 메시지는 이른바 '모래 학폭' 사건에 대한 공분을 드러내면서 학교 측의 대응을 질타했다면, 2차 시위는 학폭 가해 학생 학부모인 A 의원의 거취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2차 근조화환 시위를 주도한 학부모들은 "A 의원이 자녀 학폭 논란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번 근조하환 시위를 통해 A 의원의 사퇴를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합시다"는 독려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도에 설치된 근조화환이 강한 바람에 의해 쓰러질 경우 통행에 지장을 주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중원구청 관계자는 "일반적인 철거 절차는 화환에 경고장을 붙이고 최소 2~3일 뒤에 집행한다"면서 "하지만 이번 시위의 경우 관련 사건의 사회적인 파장이 커 최대한 구두로 철거 안내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조화환 자체가 생화고 보낸 분들이 '오래 설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향후 지속적으로 소통해 자진철거 날짜를 잡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8일 성남시의회에서는 제297회 임시회 2차 본회의가 열렸지만 A 의원은 불참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14명은 근조화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의원은 자녀 학폭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채 (본회의에) 불참하며 의회의 명의를 실추하고 있다"며 A 의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B 초등학교 여학생 4명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같은 학급 여학생 1명에게 수차례 모래 섞인 과자를 먹이고, 가슴 쪽에 식칼을 들이내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가해학생들에게 서면사과, 봉사 4시간 등의 징계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학교폭력의 정도에 비해 징계의 수위가 높지 않고, 가해 학생 부모 중 한 명이 성남시의회 A 의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학폭위 개입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성남 지역 학부모들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A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며, 29일 오후 A 의원의 다른 자녀가 재학 중인 C 중학교에서 A 의원의 학교 운영위원장직 해임을 건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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