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생산시설 확장, 이르면 2026년 매각 추진 전망…솔루스 “이전부터 계획했던 투자”
#적극적인 투자에 늘어나는 차입금
솔루스첨단소재는 최근 눈에 띄는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9월 캐나다 퀘벡주에서 전지박 공장인 ‘그랜비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그랜비 공장은 오는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양산을 시작해 2026년까지 총 2만 5000톤(t) 규모의 전지박을 양산할 계획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또 같은 부지에 공장을 추가 건설해 최대 연 6만 3000t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올해 9월 헝가리 법인에 유상증자 형태로 664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솔루스첨단소재가 보유한 현금이 지난 9월 말 기준 1583억 원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는 셈이다.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법인은 전지박 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생산 시설도 확장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 10월 24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하는 전라북도 익산 공장을 확장 이전한다고 밝혔다. 신규 생산기지는 총 건축면적 5736㎡(약 1735평) 규모로 조성된다. 솔루스첨단소재의 현재 익산공장 건축면적(2891㎡·약 875평)의 약 두 배 규모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생산설비를 비롯해 부대설비 및 환경·안전 관리 시설을 보완 및 신규 설치해 시설과 제조 공정 전반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3888억 원에서 올해 9월 말 5893억 원으로 51.57%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보유 현금은 2869억 원에서 1583억 원으로 44.82% 감소했다. 더군다나 솔루스첨단소재의 최근 실적도 좋지 않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452억 원, 73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올해 1~3분기에도 431억 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증권가에서는 솔루스첨단소재가 단기간 내 실적을 회복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6월 솔루스첨단소재의 올해 영업손실을 203억 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10월 2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솔루스첨단소재의 예상 영업손실을 567억 원으로 내다봤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해 출하량이 증가해도 흑자전환은 쉽지 않다”며 “(솔루스첨단소재의) 전지박 부문은 수요가 회복돼 수급이 안정화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턴어라운드(흑자전환) 시점도 2025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최근 투자는) 이전부터 계획했던 투자고, 고객사도 탄탄하다 보니 전지박 부문의 매출은 상승하는 추세라 긍정적인 측면을 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작업은 어떻게?
IB업계에서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2026~2027년께 솔루스첨단소재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솔루스첨단소재 인수 과정에서 블라인드펀드를 동원했다. 블라인드펀드란 투자처를 정해 놓지 않고 자금을 모아 경영참여 목적의 투자를 하는 사모펀드(PEF)를 뜻한다. 투자자가 투자 대상을 사전에 알고 거기에 동의해 투자하는 프로젝트펀드와 구분되는 개념이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블라인드펀드 존속 기한은 7년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솔루스첨단소재를 6986억 원에 인수했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2022년 유상증자를 통해 1187억 원을 솔루스첨단소재에 추가 투입했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솔루스첨단소재에 약 8173억 원을 투자한 셈이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현재 보유한 솔루스첨단소재 주식은 총 3732만 7840주다. 솔루스첨단소재의 현재 주가는 1만 2000원 수준이다. 이를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솔루스첨단소재 주식 가치는 4479억 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한다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선 기업가치를 크게 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최근 투자는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해외 투자는 대부분 전지박과 관련된 것이다. 전지박은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집전체 소재로 전기차의 주행거리 향상과 고밀도화를 위한 핵심 소재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부진해 전지박 관련 실적이 좋지 않지만 전기차 수요가 회복하면 전지박 역시 호황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잔존하지만 지난 3년간의 기저효과로 향후 배터리 수요 증가 국면에서 실적 개선과 주가 반등이 가파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매각 시점이 도래 전에 전기차 수요가 회복하지 못할 경우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 솔루스첨단소재 매각 전에 실적이나 주가가 상승해야 매각가를 높게 측정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시장에서는 전기차 수요도 2026년에야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월 6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미국 시장에서는 2026년부터 전기차 가격이 보조금 없이도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며 “경제적 관점에서 2026년에 (전기차 관련) 수요가 강력하게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솔루스첨단소재 분할 매각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 2월 “주주 및 임직원 가치 제고를 위해 솔루스첨단소재를 인적분할해 전지박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와 첨단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재편하고자 한다”고 공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분할 계획이나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첨단소재 부문은 인수합병(M&A) 매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솔루스첨단소재 전지박 부문은 올해 상반기 316억 원의 영업손실을 거둔 반면 첨단소재 부문은 7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앞서 지난해 7월에도 바이오 사업부를 분할해 영국 크로다에 매각한 전례가 있다.
이와 관련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측은 “담당자 전달 후 연락주겠다”고 했지만 답은 없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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