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밀레니얼 자산가들 대규모 엑소더스…부동산 위기가 이민정책 전환점 되리란 예측도
그는 “(부동산) 수요가 없는 이유를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결국 인구 문제”라며 “그때부터 부동산 가격을 살리기 위해 캐나다처럼 빠르게 이민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주 대표는 “한국인은 슬로우 데스(보이지 않는 느린 죽음)를 못 견디는 민족이다. 일본과는 다른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주 대표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며 보다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한국의 이민정책 성공을 가로막는 4가지 주요 장애물을 제시했다. 첫째, 단일민족 국가에 대한 관습적 자부심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는 점. 둘째, 사회 전반의 낮은 영어 구사력과 영어 공용화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 셋째, 외국인을 위한 행정·기관 인프라가 매우 열악함, 넷째, 젊은 세대조차 강한 인종차별 의식 보유해 개편하는 데 긴 세월 필요해 초등교육과 도덕교과서 등 교육과정 재편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이어 김서준 대표는 “슬로우 데스를 못 견디는 것보다, 단일민족 국가에 대한 관습적 자부심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이때문에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방식의 삶의 태도 또는 다양한 성공의 방식을 존중하는 태도가 너무 부족하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는 이민정책을 성공시키기에 가장 중요한 문화적 자원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주기영 대표는 장기적 관점에서 변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주 대표는 “적어도 지금의 30-40대가 50-60대쯤 되었을 때, 한국은 공격적인 이민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며, “60-70대가 되면 이민자가 절반 가까이 차지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구 구조상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고통이 따르더라도 한국인은 결국 해야 할 일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서준 대표는 이러한 전망에 대해 여전히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는 “아주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될 텐데 그 정도 속도로 이민정책을 추진하면 이미 국가 경쟁력은 바닥에 떨어져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주 대표는 “속된 말로 표현하면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고, 소를 잃고 그 슬픔을 겪어봐야 뭔가 할 것 같다”며 “지금은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헨리앤파트너스’(Henley & Partners)의 2024년 백만장자 이주 통계를 공유하며, 한국이 처한 현실을 지적했다. 헨리 앤 파트너스는 런던에 본사를 둔 투자 이민 컨설팅 회사로, 최근 백만장자가 어디로 떠나는지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약 1200명의 백만장자(약 13억 원 이상 자산가)가 해외로 이주할 것으로 예측돼 중국, 영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의 자산가 유출국이 될 전망이다.
김 대표가 세계지식포럼과 ‘Korea Blockchain Week’에서 인용했다고 밝힌 이 자료는 아시아 주요 경제국들의 자산가 유출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중국이 -1만 5200명으로 1위, 인도가 -4300명으로 3위를 기록했으며, 대만 -400명(8위), 베트남 -300명(10위)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아랍에미리트 UAE(+6700명), 미국(+3800명), 싱가포르(+3500명), 캐나다(+3200명), 호주(+2500명) 등은 자산가들의 새로운 터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자료와 함께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한국이 앞으로 지속가능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정책 과제는 과격하고 빠른(이미 너무 늦어졌기 때문) 이민정책의 추진 및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아래의 이유로 비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앞서 제시한 걸림돌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 대표 포스팅에 댓글에서는 이미 많은 영역에서 엑소더스가 진행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 아무개 씨는 “최근 우리 회사의 채용 인력 중 상당수가 외국인 혹은 해외 유학 출신”이라며 “통상적인 한국인과 비교해도 일도 열심히 하고, 성과도 좋다”고 전했다. 조 아무개 씨는 “(감세를 통해) 파이를 키워야 하는데, ‘부자감세’라는 말도안되는 논리가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을 오히려 역차별하는 규제 정책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임 아무개 씨는 “글로벌 탑티어 한국 인재들이 젊은 나이때부터 국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적 리더가 되면 조금씩 희망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상상하면서도, “그들이 국내 정치에 관심을 가질만한 인센티브도, 그들이 기득권층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낮을 것 같다”며 비관적으로 봤다.
김 씨는 “이참에 더 왕창 내보내서 한국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유대인이나 페니키아인, 안되면 레바논 사람들만큼이라도…”라며 역발상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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