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방영 예정 SBS ‘우리 영화’ 통해 본격 멜로 연기 도전…연기대상 왕좌 또 노릴까
SBS는 드라마판에서 금토 드라마를 처음 시도한 곳이다. 2019년 ‘열혈사제’를 시작으로 SBS는 ‘스토브리그’, ‘더 킹 : 영원의 군주’, ‘편의점 샛별이’, ‘펜트하우스2’, ‘모범택시’ ‘원 더 우먼’ 등 꾸준히 히트작을 냈다.
이런 흐름에 2021년 9월 MBC가 참전했다. ‘검은 태양’으로 시동을 걸고, ‘옷소매 붉은 끝동’ 성공으로 SBS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 태양’의 주인공이 바로 남궁민이다. MBC는 19.1%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SBS ‘스토브리그’를 통해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준 남궁민을 기용해 금토 드라마의 첫발을 내디뎠다.
금토 드라마 시장에서 MBC가 SBS를 압도하는 흐름은 2022년 여름까지 이어졌는데, 이런 흐름은 다시 남궁민으로 인해 뒤집혔다.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남궁민 주연으로 방송된 ‘천원짜리 변호사’가 최고 시청률이 15.2%를 기록하며 MBC 금토 드라마 ‘금수저’를 압도한 것. 이후 SBS는 ‘소방서 옆 경찰서’, ‘법쩐’, ‘모범택시2’, ‘낭만닥터 김사부 3’, ‘악귀’로 이어지는 히트작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경쟁작들의 열기에 가려지면서 2023년 8월까지 MBC 금토 드라마는 암흑기를 보내야만 했다. 최고 시청률이 5%를 넘는 드라마가 한 편도 나오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SBS의 경쟁상대는 MBC가 아닌 ‘재벌집 막내아들’, ‘대행사, ‘닥터 차정숙’, ‘킹더랜드’ 등 JTBC 토일 드라마와 ‘슈룹’, ‘일타 스캔들’ 등의 tvN 토일 드라마가 됐다.
이 흐름을 또 다시 바꿔낸 것 역시 남궁민이었다. 그와 안은진이 호흡을 맞춰 2023년 8월 방송을 시작한 MBC 금토 드라마 ‘연인’이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것. 이 기세를 업고 MBC는 ‘밤에 피는 꽃’, ‘원더풀 월드’, ‘수사반장 1958’ 등 최고 시청률이 10%를 넘는 드라마를 계속 선보이며 경쟁 구도를 뒤흔들었다.
2024년 하반기를 기준으로 보면 엎치락뒤치락에 이어 다시 SBS가 금토 드라마 시장에서 MBC를 앞서고 있다. ‘커넥션’, ‘굿파트너’, ‘지옥에서 온 판사’가 연이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며 차기작은 SBS 금토 드라마의 시작점이자 막강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열혈사제’의 두 번째 시즌이다. MBC는 한석규를 기용한 야심작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꺼내들었지만 ‘지옥에서 온 판사’에 여전히 밀리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금토 드라마 시장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해온 남궁민이 ‘천원짜리 변호사’ 이후 3년 만에 SBS로 복귀하면서 판세는 계속해서 SBS 쪽에 기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궁민은 SBS 새 드라마 ‘우리 영화’를 촬영 중이다. ‘우리 영화’는 소퍼모어 징크스(성공적인 첫 작품·활동 이후 부진한 행보를 이어가는 경우)를 겪고 있는 영화감독과 자유로운 영혼의 시한부 배우 지망생이 함께 영화를 찍으며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하는 멜로드라마다.
남궁민은 영화계 거장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화감독이 돼 데뷔작부터 천재 감독으로 불리며 전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제하’로 출연한다. 그가 연기한 이제하는 데뷔작 이후 소퍼모어 징크스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물로, 상대역이자 시한부 배우 지망생인 이다음 역으로는 전여빈이 분했다.
SBS는 ‘우리 영화’를 2025년에 금토 드라마로 편성할 예정이다. 남궁민이 다시 금토 드라마 시장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만약 2025년에 다시 금토 드라마 격돌의 흐름이 MBC 우위로 뒤바뀔 경우 SBS는 확실한 게임체인저를 미리 확보한 것이고, 여전히 SBS가 앞서가고 있다면 경쟁력을 더 공고히 할 비장의 카드를 갖춘 상황이다.
방송가에서는 남궁민의 ‘우리 영화’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됐었다. 앞서 ‘천원짜리 변호사’로 SBS는 2022년 9월 이후 금토 드라마 시장의 흐름을 완벽하게 가져오는 ‘남궁민 효과’를 톡톡히 누렸지만 이 드라마는 당초 14부작에서 12부작으로 조기종영 됐다. 높은 시청률에 호평이 이어진 드라마의 연장방영은 익숙하지만 조기종영은 낮선 일이다. 이를 두고 당시 방송가에선 뒷말이 무성했다. 그간 드라마판에서 남궁민의 출연이 정해지면 시청률 대박은 기본, 연기대상까지도 보장되는 흐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해 SBS 연기대상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김남길에게 돌아갔고 남궁민은 디렉터즈 어워드를 수상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최고 시청률이 8.3%였고 ‘천원짜리 변호사’는 15.2%로 그해 SBS 금토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았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금토 드라마로 2020 SBS 연기대상(‘스토브리그’), 2021 MBC 연기대상( ‘검은태양’), 2023 MBC 연기대상(‘연인’) 등 3개의 연기대상 트로피를 수집한 남궁민이 유일하게 연기대상을 받지 못한 작품이다.
이런 이유로 ‘천원짜리 변호사’ 출연 이후 남궁민과 SBS의 관계를 두고 방송가에서 뒷말이 무성했는데 ‘우리 영화’ 캐스팅 소식으로 뒷말은 뒷말일 뿐인 것으로 상황이 정리됐다.
한편 ‘우리 영화’는 남궁민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이 시도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동안 강렬한 연기를 자주 선보였던 남궁민이 이번에는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하는 본격 멜로드라마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연인’ 역시 멜로드라마지만 사극이었고, 남궁민 본연의 강렬한 연기를 기반으로 한 멜로였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소퍼모어 징크스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영화감독이 자유로운 영혼의 시한부 배우를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사랑에 빠지는 본격 멜로다.
과연 남궁민이 이번에도 높은 시청률로 금토 드라마의 왕좌를 지키며 또 하나의 연기대상을 수집할 수 있을지 방송가의 기대감이 크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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