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방음창설치, 주민쉼터·임시숙소 제공 추진
이날 현장에서 김 시장과 파주시 관계자들이 직접 들은 소음은 사람 대화를 어렵게 할 만큼 강도가 높았으며, 들려오는 소리는 동물 울음, 귀신 곡소리, 쇳소리 등 기괴한 음향이 뒤섞여 공포 분위기를 자아냈다. 김 시장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들어보지 못했던, 아주 소름끼치는 소리"라며, "현장에서 소음을 직접 들어보니, 주민들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그 고통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파주시 접경지역 일대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이 들려오기 시작한 건 지난 7월 말부터였다. 지난 7월 18일, 우리 군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도 맞대응으로 방송을 가동했다. 하루 4~5시간이던 대남 방송은 9월 28일부터 24시간 계속되며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로인해 주민 135명 대부분이 수면 부족과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7일 파주시 안전총괄과 공무원들이 현장을 찾아 소음을 측정한 결과, 법적 기준치인 65㏈보다 훨씬 높은 70~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로나 철로변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맞먹는 수치다. 주민들은 이후 소음 강도가 심할 때는 135㏈까지 측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질병관리청 기준에 따르면 120㏈은 전투기 이착륙 소음 수준이며, 130㏈은 고통을 느끼는 한계치다.
대성동 마을에서 평생 토박이로 살아온 김진수 씨(70세)는 "마을 옆 논밭에서 농사일을 해서 먹고 사는 처지라 잠시도 마을을 떠나 있을 수가 없어 너무나 고통스럽다. 밤에는 조용히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게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북한 인권과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생존이 우선이다.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김경일 시장은 "일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가 갈등을 키우고 있으며, 이를 막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주시가 재난안전법상 위험구역으로 지정되어 경기도 특사경과 공조 체제를 구축한 만큼, 신속한 현장 대응을 위해 파주시와 피해지역 주민단체 간 핫라인을 구축하자"며, "대북 전단 살포 감시와 대응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시는 이동시장실에서 수렴한 방음창 설치, 주민 쉼터 및 임시 숙소 제공 등을 마련중이다.
김영식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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