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치료제 불법판매·유통 게시글도 함께 적발…“수험생 불안 심리 악용…처방 없는 약 남용 부작용 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25학년도 수능을 앞두고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한 심리를 악용해 식품·의약품을 온라인에서 부당광고·불법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10월 15일부터 10월 25일까지 집중 점검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수험생’, ‘기억력’, ‘집중력’, ‘긴장완화’ 등을 검색해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300개 사이트를 점검한 결과, 부당광고 83건을 적발했다.
주요 적발 사례는 일반식품을 ‘기억력 개선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 37건(44.6%), ‘집중력 향상’ 등을 내세운 거짓·과장 광고 33건(39.8%), 질병 예방·치료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현한 광고 5건(6.0%), 건강기능식품 자율심의를 위반한 광고 5건(6.0%), 집중력 높이는 ‘약’ 등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 3건(3.6%) 등이다.
아울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사용하는 ‘메틸페니데이트’ 제품(향정신성의약품)과 ‘암페타민’ 제품을 일명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을 올려주는 약’으로 불법 판매하거나, 유통·알선·나눔·구매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 711건을 적발했다.
식약처는 적발한 불법유통·판매 게시물 711건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즉시 사이트 접속차단을 요청하고 관할 행정기관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해당 제품들은 출처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위조 의약품일 가능성이 크므로 절대로 구매해서는 안 된다. 특히 암페타민 제품의 경우 국내에서 허가받은 제품이 없어 이를 판매·광고했다면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처발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이번 점검에서 건강기능식품 관련 부당광고가 많았던 만큼 소비자에게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 제품에 표시된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와 기능성 내용을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건강기능식품에 표시‧광고를 하려면 자율심의기구로부터 미리 심의를 받고, 심의받은 내용으로 광고해야 한다.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 영양제’, ‘기억력 개선’과 같이 허위·과대광고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를 유혹하고 있는데, 수능을 바로 앞둔 시점에서는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을 통해서 수험생 본인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 치료제는 뇌전두엽 기능 발달의 취약성으로 인해 주의집중력 등 인지행동조절기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은 정신과적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주의집중력이 부족한 질병’에 대한 개선을 목표로 하는 만큼, 진단받지 않은 정상인에서 주의집중력이 더욱 좋아지는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ADHD 질환으로 진단받지 않은 정상인이 복용할 경우, 경미하게 식욕부진, 심박동수 증가, 두통 등 부작용 증상부터 심한 경우, 극도의 불면증, 흥분성, 환각 등 일시적 정신병적 상태까지 유발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수능과 같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시기에 불안 심리를 이용하는 온라인 부당광고, 불법행위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조치할 계획이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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