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페이스’ 시작으로 ‘1승’, ‘소방관’, ‘대가족’, ‘하얼빈’에 ‘검은 수녀들’까지
올해 역시 11월부터 기대작이 포진해 있다. 한국 영화 중에는 11월 20일 개봉하는 ‘히든페이스’가 먼저 눈길을 끈다. 2006년 ‘음란서생’(230만), 2010년 ‘방자전’(298만), 2014년 ‘인간중독’(144만) 등의 영화를 내놓은 김대우 감독의 신작으로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등이 출연한다. 감독의 기존 작품들을 놓고 볼 때 상당한 수위의 노출 연기가 예상되는데, 탄탄한 대본의 힘과 그가 첫 연출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라는 점이 합쳐지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외화의 연이은 개봉도 기대를 받는다. 먼저 이번 연말 외화 최고 기대작인 ‘모아나2’가 11월 27일 개봉한다. 최근 몇 년 새 애니메이션 영화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2’는 전편도 23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인기작이다. 이에 앞서 지난 여름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2’도 87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디즈니는 이번 겨울, 또 한 편의 영화를 선보이며 연말을 장식할 예정이다. 실사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으로 ‘라이온 킹’을 잇는 프리퀄 작품이다. 12월 개봉 예정이다.
11월 13일 개봉하는 ‘글래디에이터2’도 대형 기대작으로 꼽힌다. 1편의 주인공인 로마의 영웅이자 최고의 검투사였던 ‘막시무스’가 콜로세움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20여 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비록 막시무스 역할의 러셀 크로우는 출연하지 못하지만 1편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12월에는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개봉한다. 12월 4일에는 이번 겨울 국내 영화계 최대 기대작 가운데 한 편인 ‘1승’이 개봉한다. 배구를 소재로 한 ‘1승’은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의 구단주이자 재벌 2세 강정원(박정민 분)이 무능한 배구 감독 김우진(송강호 분)을 감독으로 발탁하면서 시작된다. 배구를 잘 모르는 구단주 강정원이 핑크스톰에 딱 한 번이라도 1승을 하면 상금 20억 원을 풀겠다는 파격 공약을 내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송강호와 박정민이라는 탄탄한 연기파 배우를 기용한 ‘1승’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의 신연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같은 12월 4일 개봉하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소방관들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주원, 곽도원, 유재명, 이유영 등이 출연한다. 영화 ‘친구’, ‘똥개’, ‘태풍’ 등 굵직한 작품으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이 연출을 맡아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2월 11일에는 ‘대가족’이 개봉한다. 이 영화를 위해 삭발한 것으로 화제가 된 이승기가 스님으로 출연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 분)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는 가족 코미디 영화다. 김윤석과 이승기, 김성령 등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연출은 ‘변호인’ ‘강철비’ 등으로 뚜렷한 색의 작품 세계를 이어온 양우석 감독이 맡았다.
올 겨울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하얼빈’은 12월 개봉 예정으로 아직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등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의 작품으로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등이 출연한다. 1909년을 배경으로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현빈이 안중근 역할로 출연한다는 점과 우민호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2025년 1월 24일로 개봉을 확정지은 ‘검은 수녀들’도 있다. 2014년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송혜교의 11년 만의 한국영화 복귀작으로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 등과 호흡을 맞춘다. 이 영화는 2015년 개봉해 54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검은 사제들’의 후속편 격의 오컬트 작품이다.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 대신 ‘해결사’, ‘카운트’ 등을 만든 권혁재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영화계에선 또 다시 겨울 시즌을 맞아 대작들이 연이어 개봉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극장가가 코로나19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2022년과 2023년 여름 성수기에 대작들이 대거 개봉했지만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더 큰 위기에 봉착한 바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영화 투자 시장까지 얼어붙었다.
그나마 2023년 겨울, 2024년 여름 성수기에는 이런 상황이 빚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2024년 겨울에 다시 대작들이 몰리면서 앞선 연쇄 마이너스 효과가 반복될 것인지, 아니면 흥행의 시너지 효과가 이뤄질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서울의 봄’부터 ‘파묘’까지 지난 겨울은 따뜻했다. 사실 2022년과 2023년 여름 성수기는 기대작이 너무 몰려서가 아니라 기대작으로 분류된 영화들이 관객들을 끌어 모으기에 부족함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좋은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하는 상황은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 넣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과연 한국 영화계는 올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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