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여 명으로부터 5000억 원 상당 편취한 혐의…과거 법인명 그대로 사용해 다단계 방식으로 재범행
5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피해자 총 2209명으로부터 5281억 원 상당을 편취한 부동산 업체 케이삼흥 회장 A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지사장·상무·이사 등 주요 영업책 등 1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1년 9월 10일부터 2024년 4월 12일까지 인터넷 광고 등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토지보상사업을 통해 80~250%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투자 시 원금을 보장하고, 투자금의 5~8%을 수익금으로 지급하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3월 ‘특별한 수익이 없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원금 보장 및 수익금 지급을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전국 경찰관서에 접수된 147건의 사건을 병합해 집중 수사에 착수했다.
A 씨와 케이삼흥 대표의 자택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운영 중인 지사 6곳 등 10개소를 압수수색했고, 피의자 22명을 포함해 관련자 30여 명을 조사했으며, 주범 A 씨 등 3명을 구속 후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의 특징은 전형적인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형태로 알려져 있다. 피의자들은 개발사업 구역 내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되나, 보상일·보상금액을 알 수 없는 토지일 뿐 아니라, 심지어 개발사업 대상이 아닌 일부 토지에 대해서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계좌 분석 결과, 피의자들은 투자금 대부분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투자금으로 법인차량 구매 비용, 피의자들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소비한 사실이 밝혀졌다.
피의자들은 개인 재산과 케이삼흥 재산으로도 수익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처럼 속여 편취액을 극대화했으며, A 씨는 투자자들에게 “본인 재산 1500억 원을 회사에 입금할 수 있다”고 하거나 고급 외제차를 운행하는 등 재력을 과시했다.
또한 투자금 모집 규모에 따라서 직원들에게 법인차량을 제공하거나 국내·외 여행을 보내주고, 고향에 기부금·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마치 케이삼흥 재산이 막대한 것처럼 행세하여 5000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일명 '기획부동산'으로 불리는 사기 수법을 이용하여 재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2007년 개발이 어렵거나 경제적 가치가 없는 토지를 개발 가능한 용지로 속여 토지 매매대금을 편취해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그는 전과만 39건으로 이중 22건이 사기 전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A 씨는 과거 범행 당시 사용했던 법인명 '케이삼흥'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뒤 개발 예정인 토지라고 속여 금원을 편취하는 등 과거 수법을 그대로 답습했다. A 씨 등은 각 지사를 통해서 투자금을 모집했는데, 각 지사는 지사장·상무·이사·본부장·팀장·팀원 등의 단계적 구조로 이루어졌다.
각 지사에서는 영업책들에게 직급별로 투자유치에 대한 수익금을 지급했고, 상위 직급의 경우 투자유치를 하지 않아도 일정 비율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이와 같은 전형적인 다단계 판매 조직 형태로 지사를 관리하면서, 수익구조를 홍보한 뒤 투자금을 모집했던 것이다. 경찰은 142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몰수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서민들의 재산을 노리는 유사수신·불법다단계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원금을 보장하고 고수익을 지급한다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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