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트리플스타, ‘불법영업’ 유비빔, ‘절도 의혹’ 23기 정숙 등 연이은 구설
# 전과부터 사생활 논란까지…첩첩산중
‘흑백요리사’는 올해 공개된 최고의 화제 예능이다. 심사위원인 백종원, 안성재를 비롯해 참여한 셰프 모두 수혜를 누리고 있다. 승패에 상관없이 ‘흑백요리사’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10월 말 댄디한 외모와 빼어난 요리 솜씨로 주목받은 셰프 트리플스타(본명 강승원)가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며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긴 연애와 짧은 결혼 생활을 한 전처, 그리고 그와 짧은 시간 교제했던 여성이 동시에 그의 과거를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두 여성 사이를 오갔다는 ‘양다리’ 의혹까지 불거졌다. 또 트리플스타가 “횡령을 했다”는 주장까지 불거지며 고발장이 접수됐다.
‘비빔밥의 달인’이라 불린 유비빔은 11월 1일 돌연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다. 그는 “여러 장사를 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해 2003년부터 허가가 나지 않은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 구속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아내 명의로 공연·전시·한식 체험장으로 사업자를 등록해 편법으로 얼마 전까지 영업했다. 어떤 이유로든 법을 어기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고 고개 숙였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까지 녹화했으나 유비빔의 출연 분량은 통편집됐다. 이 외에도 ‘한식대가’로 불리는 이영숙도 ‘빚투’ 논란에 휘말렸다.
‘나는 솔로’는 23기 출연자 정숙이 구설에 올랐다. 과거 그가 조건만남을 빙자해 절도 행각을 벌인 혐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숙이 2011년 1월 서울 영등포에서 한 남성과 조건만남을 약속한 뒤 남성이 샤워하는 틈을 타 현금을 훔쳐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됐다는 주장이다. 결국 ‘나는 솔로’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는 “사안의 중대함을 인식하고 시청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며 정숙의 출연 분량을 편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반인의 사생활 검증, 과연 가능할까?
비연예인 출연자의 과거사를 둘러싼 논란은 새롭게 부각된 문제가 아니다. 과거 한 프로그램에는 성범죄 이력을 가진 인물이 참여해 논란을 빚은 적도 있다. 여러 문제를 겪으며 제작진 역시 허들을 높였다. 출연자를 결정할 때 여러 차례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들의 SNS를 샅샅이 살핀다. 촌장엔터테인먼트도 “제작진은 출연자 검증 시 각종 범죄 이력과 용인될 수 없는 과거 행위까지 심층 인터뷰와 서류 검토를 거친다”고 밝혔다.
범죄사실확인서를 확인하기도 한다. 범법 행위를 한 적이 있는지 검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본인의 동의 없이는 받아볼 수 없다. 거절한다면 강요할 수 없고, 위조하더라도 제작진 차원에서 진위 여부를 가릴 재간이 없다.
그러나 사생활 논란은 다른 사안이다. ‘범죄’ 영역이 아니다. 즉 제작진이 미리 알고 걸러낼 방법이 아예 없다는 뜻이다. 이를 문제 삼는 것이 온당하냐는 것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도덕적 잣대로 판단하는 부분이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유명해지지 않았다면 이런 폭로가 나왔을까. 그리고 그런 폭로가 나왔을 때 대중이 관심을 가졌을까. 이런 질문을 던져봤을 때 ‘유명세’ 정도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다.
현재 트리플스타는 침묵을 유지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 안성재 셰프와 함께 한 행사에도 참여했다. 주최 측에서는 트리플스타의 하차를 요청하는 민원도 접수됐다는 전언이다. 그런데 왜 주최 측은 트리플스타의 출연을 강행했을까. 여성 측 주장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고,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숙 역시 지난 11월 1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며 “형법상의 죄를 저질러서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다. 불송치 결정, 불기소처분 증명원을 떼려고 변호사와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한식대가’ 이영숙도 빚투 의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즉, 스스로 과거 범죄 사실을 고백한 유비빔 외에는 시시비비를 쉽게 가릴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논란이 불거진 것만으로도 그들의 활동에는 제동이 걸린다.
사태가 불거진 후 부랴부랴 수습하려는 사후약방문식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마땅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결국은 뻔하지만 자정 노력이 답이다. 제작진에 ‘100% 검증’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더 높은 수준의 검증 과정을 구축할 필요는 있다. 아울러 SNS 등을 통해 모든 정보와 주장이 유통되고 폭로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과거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TV에 출연해 전국구 스타가 될 꿈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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