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자몽’ ‘카레+토마토주스’ 이색 레시피 공유…가장 맛있는 해외 봉지라면 한국 ‘감자면’ 꼽아
오야마는 “대학 시절 ‘인스턴트 라면 맛’에 눈을 떴다”고 한다. 원래 공학을 전공했던 그는 ‘라면 전문가’의 길로 진로를 바꿨다. 새로운 라면이 출시되면 즉시 맛봤고, 어떻게 조리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궁리했다. 지금까지 모은 라면 봉지 종류만 6000개가 넘는다.
일본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95년이다. TV도쿄에서 방영된 ‘제1회 인스턴트 라면 챔피언십’이 계기가 됐다. 인스턴트 라면에 대한 지식을 겨루는 프로그램으로, 여기서 우승한 오야마는 ‘라면 전문가’로 불리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
현지 매체 ‘주간플레뉴스’에 의하면 “일본 컵라면 업계는 경쟁이 치열해 연간 1500종류의 신상품이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오야마는 이들 가운데, 가장 맛있는 라면을 선정해 순위를 매긴다. 오야마가 시식하고 올리는 후기는 신뢰도가 높아 매스컴이나 커뮤니티에서도 곧잘 인용된다. 그런 그가 ‘가장 맛있는 해외 봉지라면’으로 한국의 감자면을 선정하기도 했다. “냉면 발상지인 한국의 라면답게 쫄깃한 면발이 일품”이라는 평가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신제품 컵라면을 색다르게 먹는 방법도 공유하고 있다. 가령 소금을 베이스로 한 라면 ‘시오라멘’에 자몽주스를 넣으면 산뜻한 맛이 나며, ‘카레우동’에 토마토주스를 첨가하면 농후한 풍미가 더해진다.
일본은 지역마다 유명 라면 가게가 있고, 지역색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된장을 베이스로 한 라면인 ‘미소라멘’의 경우 본고장 삿포로 외에도 나고야는 붉은 된장, 간사이는 흰 된장, 규슈는 보리 된장을 사용한다. 오야마는 “지역 유명 라면들은 대부분 편의점 컵라면으로 출시돼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비교해 먹는 것도 라면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매일같이 라면만 먹으면 질리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오야마는 “내게 라면은 밥과 된장국 같은 존재다. 이를테면 면은 밥에 해당하고, 라면 국물은 된장국인 셈. 밥과 된장국을 매일 먹어도 질렸다는 사람이 없듯이 나도 그렇다”라고 답했다. 흔히 라면을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칠까 염려하기도 한다. 오야마는 “라면만 먹는 것이 아니라 야채와 고기, 해물을 얹는 등 다양하게 응용해 먹는다”면서 “건강검진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몇 년 전 라면 평론가가 사망했을 때의 일을 예로 들며 “다른 요인으로 건강이 나빠져도 인터넷상에서는 ‘역시 라면은 몸에 해롭다’라고 소동이 일 수 있다. 건강할 때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 이유에서도 그의 라면 사랑이 엿보였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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