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조치 이뤄졌지만 “성희롱성 발언”…JTBC ‘아는 형님’ 등 3건에 법정제재 의결
방심위는 지난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KBS N 스포츠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에 주의 조치를 내리는 등 방송과 광고 22건에 대해 법정 제재 등을 의결했다.
지난 8월 1일 KBS N 스포츠의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wiz의 경기 중계방송 도중 이기호 캐스터는 관중석의 "여자라면 최○○(야구 선수)"이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보고 "저는 여자라면이 먹고 싶은데요", "가장 맛있는 라면이 아닙니까"라고 발언했다.
옆에 있던 해설위원 역시 이를 제지하지 않고 웃음으로 반응할 뿐이었다. 현장에서 잘못됐다고 느낀 제작진은 경기 종료 전 이기호 캐스터를 통해 "경기 초반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했던 것 같은데, 그것에 대해서 사과 말씀 드리겠다"면서 해당 발언에 대한 사과를 내보냈다.
이어 지난 8월 2일 KBS N 스포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며 "이기호 캐스터의 문제 발언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당사자에 대해 즉각 대기발령 조치를 취하고 인사위원회 회부 절차에 착수했으며, 본인에게 배정된 야구 방송 진행을 중단시켰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기호 캐스터가 여성을 음식 등 사물로 표현해 성희롱했다며 비판이 이어졌다. 당시 누리꾼들은 "저게 아나운서로서 공식 방송에서 할 말인가" "방송에서도 저러면 평소 사무실에서 쓰는 언어의 수위는 얼마나 높았을까" 등의 반응을 드러냈다.
결국 방심위는 의견 진술 절차 등을 거친 뒤 지난 11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KBS N 스포츠에 대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0조(양성평등) 제2항 및 제4항 위반으로 '주의' 조치를 결정했다. 법정 제재인 주의 조치를 받을 경우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
이에 대해 김정수 의원은 "여성을 상대로 입에 담기 어려운 성희롱성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류희림 위원장 역시 "평소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비속한 표현이 나왔다"면서 "다만 곧바로 사과하고 당사자를 징계한 부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방심위는 출연자들이 비속어를 사용하는 발언과 이를 이를 효과음 처리하며 '포크다! Si vel homme아!' 등 비속어를 연상케 하는 자막을 반복해서 보여준 JTBC '아는 형님' 등 총 3건에 대해 주의 결정을 내렸다. 방심위는 다른 19건에 대해서는 행정지도 단계인 '권고' 조치(7건)와 '의견진술' 조치(12건)를 의결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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