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사고로 시력 완전히 회복 안 됐지만 복귀만으로도 다행…방송·개인채널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릴 것”
곽민선 아나운서는 지난 5월 e스포츠 대회 진행 중 무대 위 사고를 당해 우려를 낳았다. 무대 특수효과로 인해 얼굴 부위와 눈까지 부상을 입었다. 회복 기간을 거쳐 9월에서야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사고 이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셔서 놀랐다.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다. 빨리 회복해서 복귀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사고가 있었던 무대로 다시 활동을 시작해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아직 상처도 남았고 시력도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지만 활동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짧지 않았던 회복 기간, 그는 소소한 오해에 휩싸이기도 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로스쿨 진학설'이 퍼진 것이다. 그는 "법학적성시험(LEET) 책을 보는 모습을 올렸는데 그걸 보고 그런 말들이 나온 것 같다"면서 "활동을 못 하고 집에서 쉬기만 하니까 너무 무기력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얻고 싶고 성취감도 느끼고 싶어서 공부를 해본 것이다. 그 분야에서 오랜 기간 노력해온 분들도 있을 텐데 저는 진학까지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그는 현재 활동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주로 e스포츠와 축구 분야에서 관련 방송,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방송이 없을 때도 게임을 즐기고 축구 경기를 본다.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할 수 있는 나는 축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같은 일들을 오래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나운서는 그의 어릴적 꿈 중 하나였다. 대학 진학 당시 전공 선택에 있어서도 아나운서를 염두에 뒀다. 그는 "오직 한 가지 목표만을 바라보지는 않았지만 아나운서에 대한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활을 마치면서 아나운서의 길로 접어든 것은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원래는 공부를 더 해보고 싶었다. '방송인'이 아닌 '언론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그 당시에 있었다. 그래서 대학원 진학을 준비했었다"면서 "그러다 아나운서 아카데미 오디션 같은 게 있었는데, 친구를 따라갔다 현장에서 추천을 받아 참가했다가 아카데미 장학생이 됐다. 그렇게 아카데미에 다니다가 방송국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어낸 이야기 같지만 정말이다(웃음). 그 오디션에서 다른 분들은 열심히 준비해온 것을 보여줬는데 나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했다.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운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한때 영화감독을 꿈꾸기도 했었다는 의외의 과거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진지하게 어떤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다. 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발리우드'의 나라 인도에 가서 매일 같이 영화를 봤던 시기도 있다"며 "우연한 계기로 인도 영화 촬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일주일간 춤을 연습해서 춤추는 장면을 찍었는데 그 장면이 영화에 나왔는지, 어떤 영화인지도 모른다(웃음).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곽 아나운서는 어린 시절부터 축구와 e스포츠에 관심이 크진 않았다. 우연한 계기로 깊은 흥미를 갖게 됐다. 그는 "과거에 직장이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아주 가까웠다. 평일 저녁 경기가 있을 땐 관중들의 응원 소리가 들리는 거리였다"며 "아무래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한두 번 경기장에 놀러 가다보니 빠져 들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자라왔던 곽민선 아나운서가 별다른 연고가 없는 수원을 응원하는 배경이었다.
수원 구단에 대한 '애증'을 밝히기도 했다. 2023년 수원은 2부리그 강등을 경험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2부리그에서 시즌을 보냈다. 곽 아나운서는 "팀을 응원하는 사람으로서 실망감이 컸다. 배신감과 비슷한 감정도 느껴져서 관심을 끊겠다고 다짐했다"면서 "그런데 막상 시즌을 시작하니까 결국은 다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더라(웃음). 팬심을 거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축구에 흥미는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누구나 그렇듯 월드컵 같은 국가대표 경기가 있을 때면 열심히 응원했다. 아버지께서 경기장에 데려가시기도 했다. 현재는 사라진 대회인 '피스컵' 경기를 보러 가서 손흥민 선수를 직접 봤던 기억도 난다"고 말했다. 2012년 당시 함부르크에서 뛰던 손흥민은 국내에서 열린 피스컵에 참가한 바 있다.
곽 아나운서의 '축구 사랑'은 새벽 시간에도 이어진다. 국내 축구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열리는 경기들도 다수 지켜본다. 그는 "궁금증도 있고 재미도 느끼고 있다. 해외축구 콘텐츠를 진행하는 일도 있기에 열심히 본다. 주말에는 집에서 밤낮으로 축구만 본다"며 웃었다. 이어 "특히 손흥민 선수가 있는 토트넘 홋스퍼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취향을 밝혔다.
그는 축구 관련 게임에도 빠져 있다. 한 이벤트성 축구게임 대회에서는 게임 크리에이터, 현직 축구선수 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내가 선수가 돼서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 감독 역할을 하는 게임 등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 이전에는 보는 것만을 즐겼다면 e스포츠 관련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직접 플레이하는 것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관전부터 관련 게임까지 축구에 푹 빠져 있는 그이기에 직접 공을 차는 것을 권유 받을 때가 많다. 최근 수년 동안 여성들이 취미로 축구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곽 아나운서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답한다. 그는 "저는 보는 것만으로 만족한다(웃음). 활동적인 것보다는 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취향이다. 밤낮으로 축구 보는 것도 바쁘다"고 했다.
곽민선 아나운서는 스스로에 대해 "거창한 목표를 세워두거나 너무 먼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현재와 같은 활동들이 너무 즐겁고 보람도 있다. 다치면서 한동안 일을 못 하고 쉬다가 돌아와서 일상적인 일들이 소중한 것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면서 "현재 하는 다양한 분야의 방송, 개인 채널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 팬 분들께서 잘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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