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이상의 ‘신드롬’ 재현할까…“시즌3으로 피날레, 스핀오프는 생각 중”
다만 국내에서는 ‘오징어게임2’의 새로운 이야기와 더불어 새로운 얼굴들에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캐스팅에 대해선 그들의 전적을 놓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논란에 정면돌파로 맞서며 12월 26일 공개가 확정된 ‘오징어게임2’의 황동혁 감독에게 새 시즌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와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게임들, 그리고 캐스팅 비화를 비롯한 '시청 포인트'를 들어봤다.
― ‘오징어게임2’와 전 시즌을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주인공인 성기훈(이정재 분)의 변화다. 시즌1에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돈을 벌기 위해 게임에 참가하는 어리숙한 캐릭터였지만, 시즌2에서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복수하기 위해, 이 게임을 끝내기 위해 주최자를 찾고 게임 속에 다시 뛰어들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변화점이다. 또 시즌1에서 인기있던 모든 캐릭터를 제가 죽여버리는 바람에 이를 대체할 좋은 캐릭터들이 새롭게 등장해 새로운 게임을 한다는 것도 차이점인 것 같다(웃음). 시즌2에서는 앞선 시즌에서 한 번 등장했던, 게임을 지속할 지에 대한 투표가 적극적인 형태로 나온다. 투표에 따라 O, X로 나눠지는 모습을 최근 전세계적으로 등장하는 편가르기와 선긋기, 서로를 그릇되게 규정짓는 갈등 등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 시즌2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게임은 어떤 것인가.
“직접 보여드릴 순 없고 힌트만 드리는 식으로 공개했다. 작품에서 게임을 직접 보며 참가자의 마음이 돼서 그때그때 알아가는 것이 시청의 재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즌1보다 세트의 크기나 활용도가 좀 더 높아졌다. 더 동화적인, 이런 (잔인한) 일들이 벌어질 것 같지 않은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게임 세트장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게임 중에는 어릴 때 한 번쯤 해봤을 한국의 고유한 놀이도 있고, 그걸 그대로 쓸 수 없어서 (작품을 위해) 변형된 것도 등장한다. 또 ‘협동’을 요구하는 게임이 꽤 나온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뭔가를 할 수 있는 게임이 많아서 더욱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이다.”
― 새롭게 투입된 신규 캐릭터들의 관계성도 궁금하다.
“티저 예고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엄마와 아들 캐릭터가 등장한다. 또 한때 연인 관계였던 젊은 커플, 시즌1에서 기훈과 함께 경마장에 간 친구(정배, 이서환 분)도 시즌2에 다시 등장한다. 이 친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장에서 보니까 배우들끼리 서로 슬쩍 물어보기도 하더라. ‘난 죽는 역할인데 넌 몇 번째 게임에서 죽냐’고. 그러면 제 눈치를 보면서 ‘그거 말하면 안 돼’ 그랬다(웃음).” (※‘오징어게임2’ 촬영 당시 배우들도 자신이 게임에서 탈락한 이후의 상황이 담긴 대본을 보지 못해 결말까지 전부 아는 배우가 없었다.)
― 시즌2에서 ‘이 캐릭터는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보는 신규 캐릭터가 있다면.
“그걸 여기서 꼭 집어서 말하면 편파적인 이상한 사람이 된다(웃음). 사실 저는 시즌1에서 장덕수가 그렇게 사랑을 받고, 그를 연기한 허성태 배우가 ‘러시아 대통령’이 될 줄 몰랐다(웃음). 사실 시청자들이 이 인물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는 상황이지 않나. ‘이 캐릭터는 좀 사랑 받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어도 제가 알 수 없는 그런 게 있더라. 외국의 시청자들이 보는 관점은 또 달라서 한국식으로 예측하는 게 안 맞을 수 있다. 저는 시즌1 때도 전혀 예상 못했었다.”
― 시즌2에서 새롭게 투입된 배우들 가운데 대중들 사이 가장 큰 갑론을박이 이는 배우는 대마초 논란 후 사실상 연예계 은퇴 의사를 밝혔던 빅뱅의 전 멤버 최승현(TOP, 탑)이다. 그의 캐스팅 이유는.
“개인적인 제 판단이지만, 그의 일은 굉장히 오래 전에 벌어진 것이다. 선고가 내려졌고 집행유예 기간이 끝났다. 이제 이 일을 다시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했는데 제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우려하셔서 제가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만 그만큼 검증도 많이 했고, 본인의 의지도 강했다. 배우 최승현은 제가 눈여겨봤던 배우이기도 하다. 이 역할이 연기하는 데 많은 용기가 필요한 역할인데 이 배우가 가장 적합하단 생각을 하고 내린 결정이다. 그걸 번복하지 않고 저희가 왜 이 작품을 이 배우와 해야 했는지를 결과물로써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작품을 보시면 이 결정이 모두에게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시고 작품이 나오면 판단해주셨으면 한다.”
― 제작진의 ‘인맥’으로 인한 캐스팅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혹도 있다.
“사실 많이 억울했다(웃음). 제가 신인 감독일 때는 누군가가 요구할 때가 있긴 했지만, 그걸 저만큼 받아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걸 받아주면 촬영하면서 후회를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인맥이나 친분 캐스팅을 하지 않는다는 게 제 중요한 철학이다. ‘오징어게임’ 외에도 마찬가지로 친분으로 캐스팅을 하지 않는다. 캐릭터에 제가 생각하기 가장 적합하다 느끼는 배우를 캐스팅하고, 오디션을 통해 뽑는 식이다. 친분과 인맥 캐스팅은 엄청난 오해이고 굉장히 억울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웃음).”
― 시즌1이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켰기에 시즌2 공개를 앞두고 흥행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그걸 뛰어 넘는 작품을 만든다는 부담감이 당연히 있었다. 하지만 제 인생에서 제가 어떤 작품에 바칠 수 있는 노력을 이 작품에 많이 쏟았다. 지금 남은 후반 작업으로 확인한 결과로는 저만의 노력 뿐 아니라 많은 스태프들의 노력이 충분히 보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만족스럽다. 앞서 시즌1이 왜 이렇게 인기가 많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세상이 ‘오징어게임’ 속 세상처럼 어려워서 공감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나라 안팎의 갈등과 전쟁도 훨씬 격화되고 있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에서는 ‘과연 이렇게 나빠지고 있는 세상을 뒤바꿀 능력이 우리에게 있을까, 우리가 그런 존재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지를 진지하게 이야기하고자 했다.”
― 시즌2와 3로 이야기를 나누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사실 시즌2, 3는 한 호흡에 쓴 이야기다.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할지 제작진과 넷플릭스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한 호흡으로 가는 이야기지만 중간에 큰 변곡점이 있다. 서로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부터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 번 끊어서 시즌제로 보여주는 것도 색다른 재미이고, 각 시즌을 따로 평가를 받아 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나누게 됐다. 요즘 시즌3를 편집 중인데 보면서 (시즌2와)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처음엔 저도 다른 시즌으로 하는 게 맞을지 고민했는데 편집하다 보니 ‘그만한 가치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시즌3 이후의 이야기도 기대할 수 있을까.
“당장 이걸 또 할 순 없다, 너무 힘들다(웃음). 저희가 11개월 넘게 200회차를 찍었는데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의 그 이상을 한 거라 더 이상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성공도 좋지만 일단 사람이 살고 봐야지(웃음).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이야기는 시즌3로 피날레를 맞는 것이 맞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 작품을 통해 다 했기 때문에 그 뒤를 이어가는 건 지금 생각으로썬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사이드 스토리나 스핀오프 같은 파생되는 이야기를 생각해 본 적은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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