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회사 대표, 거액 받고 대리 임신 시술…미성년자 대상으로도 난자 채취·배아 이식 실험
지난 8월 말 칭다오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시 외곽의 한 버려진 공장을 급습했다. 이곳 지하실에서 대리모와 관련된 은밀한 실험실이 있다는 제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제보는 사실이었다. 최근 위생건강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공개하며 공안, 시장감시 등 관련 부서와 합동수사팀을 꾸려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칭다오에 있는 한 생명공학 회사는 10년 전부터 특정 병원 의사들과 범행을 모의한 뒤, 지하 실험실을 만들어 이곳에서 난자를 채취하고 배아를 이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안은 생명공학 회사 대표이자 범행의 주범인 충 아무개 씨를 체포했고, 범죄에 가담한 병원 관계자들을 일제히 불러 조사했다.
충 씨가 운영하는 회사는 표면적으론 제법 성공한 생명공학 회사지만 이면엔 또 다른 실체가 있었다. 대리모 사업으로 막대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었던 것. 조사에 따르면 대리 임신으로 아이를 받으려면 75만 위안(1억 4500만 원)가량을 지급해야 했다. 충 씨는 고객이 아이의 특정 성별을 원할 경우 추가로 20만 위안(3900만 원)을 받았다. 5만 위안(967만 원)을 내면 출생증명서까지 발급해줬다.
충 씨의 회사엔 대리모 업무만 전담하는 직원이 5명 정도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일종의 모집책이었다. 온라인 플랫폼과 SNS 등을 통해 대리모가 필요한 고객을 모집했다. 아이를 원하지만 갖지 못하는 부부들은 달콤한 유혹에 빠졌고, 거액을 낸 후 아이를 얻을 수 있었다. 중국 현행법상 이는 모두 엄연한 불법이다.
충 씨 회사를 통해 대리모를 구했다는 한 부부는 언론 인터뷰에서 “결혼 후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광고를 보고 신청, 딸을 얻었다. 성별은 추가로 돈을 내고 미리 알 수 있었다”며 “회사로부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다. 지하 실험실 같은 곳은 있는 줄도 몰랐다”고 털어놨다.
대리모뿐 아니라 지하 실험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난자를 채취하는 일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채취한 난자를 수혜자에게 제공, 수정 후 자궁으로 이식하는 과정이다. 역시 불법이다. 난자를 제공한 이들에게 지급한 돈은 1500위안(29만 원)가량이었다. 이곳에선 미성년자들로부터도 난자를 채취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돈이 필요한 소녀들을 상대로 불법 시술을 자행했던 셈이다.
한 소녀는 무려 18차례나 난자를 제공했다고 한다. 한 달에 많게는 3번까지 난자를 채취한 적도 있었다. 현재 이 소녀의 건강은 악화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난자를 채취한 뒤 최소 3개월 이상은 지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많은 부작용이 생기고, 난자 제공자의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번은 어떤 소녀가 시술을 할 때 의료진이 마취제 투여를 깜빡 잊었다. 고통을 호소하는 이 소녀의 목소리가 지하 실험실 복도에 울려 퍼졌고, 이를 들은 한 의사가 더 이상 이런 일을 못 하겠다며 그만둔 적도 있다고 한다. 의료진이 아닌 다른 직원이 시술에 참여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어떤 청소부는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하 실험실에선 상상 그 이상의 끔직한 일들이 벌어졌던 것이다.
SNS의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보고 충 씨 회사에 면접을 봤다는 한 10대 소녀는 “어떤 일인지 몰랐지만 급여가 다른 일에 비해 10배 가까이 비싸서 지원을 했다. 하지만 그런 일(난자 채취)인 줄 알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대리모를 할 생각이 없냐고도 물었지만 역시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 소녀는 “이런 일로 돈을 버는 친구들이 제법 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칭다오 공안은 충 씨로부터 돈을 받고 난자를 채취했던 한 여성병원의 의사 2명과 간호사 1명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이미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 사직서를 낸 상태다. 또한 시술에 참여한 프리랜서 마취의사도 처벌할 예정이다. 그는 한 번 마취를 할 때마다 2000위안(38만 원)가량을 받았다.
공안 관계자는 “자본금 100만 위안(1억 9000만 원)으로 시작한 충 씨 회사는 세포기술 및 인체유전자 연구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었지만, 실제론 불법 대리모·난자 채취 등을 하는 업체였다. 역할을 철저하게 구분,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수천 명에 달하는 대리모 명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안에 따르면 800㎡(약 240평) 규모의 지하 실험실엔 난자 채취, 배아 배양 등에 필요한 최첨단 의료기기들이 갖춰져 있었다.
공안은 검거한 충 씨를 상대로 자세한 진상 파악에 나섰다. 여기에 연루된 병원과 의사들에 대해선 경중에 따라 위법소득 몰수, 의사면허 취소 등에 대한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명백한 불법이 확인된 의료진들은 사법처리 조치도 받게 된다고 했다. 공안 관계자는 “미성년자들까지 돈벌이 대상으로 삼은 것은 절대 용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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