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RWA·NFT…블록체인이 여는 새 금융 시대
최근 트럼프 효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코인) 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이번 컨퍼런스는 국내 거래소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됐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이 더 이상 실험실 속 기술이 아닌, 실생활에 깊숙이 파고드는 혁신의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개회사에서 “실물연계자산(RWA), 비트코인 현물 ETF, NFT 티켓 등을 통해 블록체인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기술이 아닌 현실의 변화를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실물 금융과 블록체인의 결합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법과 정책적으로도 제도화가 진행 중”이라며 블록체인 산업의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전날 열린 학술행사 ‘디지털자산 컨퍼런스 2024’(디콘 2024)에서는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하나의 테크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시대에서 국내 규제도 국제 기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가상자산이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특성을 고려할 때, 국내 업계 참여자들과 감독 당국 모두가 글로벌 시각으로 산업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나무는 업비트 거래소를 중심으로 ‘NFT 거래 플랫폼’, ‘UBCI’, ‘람다256’ 등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송 회장은 “최근 AI의 급격한 발전이 블록체인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블록체인이 미래 산업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전망했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은행 업계 리더들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밈코인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자산의 혁신적 요소를 전통 금융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클리어뱅크의 조니 프라이 디지털 자산 그룹 책임자는 밈코인이 주는 시사점에 주목했다. 그는 “전통 은행들이 밈코인의 성공 사례에서 배울 점이 많다”면서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밈코인의 인기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매력적인 토큰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디지털 자산 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정재욱 하나은행 AI 디지털 전략 본부 상무는 이번 패널 토론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한 법인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상무는 “기관투자자, 연기금, ETF 운용사 등 법인들의 시장 참여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하나은행도 커스터디와 관련해 라이선스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 말처럼 하나은행은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서비스 제공을 위한 라이선스 획득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국내 은행권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통 금융기관들이 디지털 금융 혁신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번 UDC에는 글로벌 블록체인 업계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마이클 케이시 전 코인데스크 컨센서스 의장, 카이코의 키스 여 아태지역 총괄, 리플의 로스 에드워즈 상무, 서클의 얌키 찬 부사장, 팍소스의 윌터 헤서트 최고 전략책임자, LVMH의 사샤 로월드 경영 고문 등이 참석해 블록체인의 미래와 산업 전망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공유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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