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줄어든 이강인 살리는 방법 고민해야…‘회장 교체 가능성’ 축구협회에도 눈길
#기세는 꺾였다
홍명보 감독 체제는 어렵사리 시작됐다. 앞서 3월과 6월 A매치 기간, 두 명의 임시 감독 체제를 거쳤다. 첫 일정이었던 팔레스타인과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상대팀이 중동 지역 국가 일색으로 결정된 조편성에 어려움을 겪는 듯했다. 이후 대표팀은 4연승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난적으로 여겨지던 요르단, 이라크를 상대로 모두 승리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권 확보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내 기세가 꺾였다. 11월 19일 팔레스타인 원정에서 다시 한 번 무승부를 거두면서다. 피파랭킹 100위 팔레스타인은 이번 월드컵 예선 일정에서 대표팀이 속한 B조 최하위(6위)에 머무르고 있는 약체다. 이들은 6경기를 치르면서 승점 3점(3무승부)만 따냈다. 이 가운데 한국 대표팀이 2점을 헌납했다. 이미 한 차례 공략에 실패한 팀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승점 1점만 챙긴 것이다.
대표팀은 다른 아시아 강호들과 다소 대비되는 모습이다.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와 C조에서 1위에 올라 있는 이란과 일본은 약속이나 한 듯 6경기 5승 1무로 승점 16점을 기록 중이다. 한 번씩 무승부를 거둔 상대가 각 조 2위팀(우즈베키스탄, 호주)이었다는 점도 같다.
#"좌우 균형 잡아야"
1-1 무승부로 끝난 이번 팔레스타인 원정, 대표팀은 선제골을 내준 이후 빠르게 따라 붙으며 역전승 가능성을 보였다. 골이 터진 지역은 왼쪽이었다. 왼쪽 풀백 이명재가 공격에 가담, 페널티 박스 부근으로 공을 보냈고 침투 움직임을 가져가던 손흥민에게 이재성이 공을 연결, 손흥민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상윤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에 대해 "군더더기 없는 장면이었다. 손흥민이 지난 10월에는 빠졌다. 돌아온 대표팀에서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경기 내내 팀 공격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왼쪽과 달리 반대편에서는 공격 작업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대표팀의 과제 중 하나가 우측면에서 이강인을 살리는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몇 경기째 이강인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대표팀 공격이 왼쪽으로 치우치고 있다. 선수 개인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소속팀에서는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분명 대표팀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공격을 주도하는 선수가 이강인이었다. 홍 감독 부임 이후 다소 달라지는 모양새다. 손흥민 쪽이 약하고 이강인에 치우치던 시절이 있었는데 최근엔 반대가 됐다. 이강인의 공격 작업을 돕는 미드필드, 풀백 선수들과 함께 위치나 역할 등을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
이상윤 해설위원 설명대로 이강인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대표팀의 주요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들어서는 에이스 면모도 보였다. 아시안컵 이후 임시 감독 체제에서는 4경기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런데 홍 감독 부임 이후에는 6경기 1도움만 기록 중이다. 제한적인 출전 기회 속에서도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는 소속팀에서와 다른 모습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 그 이상을 바라봐야
4연승 이후 다시 무승부로 기세가 꺾인 대표팀이지만 1차 목표인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공포에 떨게 했던 요르단은 월드컵 예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조 2위 이라크도 아시안컵 당시보다 위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이다.
대표팀은 예선 이후를 바라봐야 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국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었다. 아시아에는 본선 티켓 8.5장이 배정됐다. 대표팀은 4.5장 시절에도 40여 년 동안 이를 놓친 적이 없다.
홍명보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감독 부임 당시 월드컵 본선에서 목표를 언급한 바 있다. "원정 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 16강이었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대표팀의 전체적인 방향은 적절하다고 본다"며 "최근 배준호가 대표팀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어린 선수들이 테스트를 받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003년생 배준호는 최근 4경기 연속 경기장을 밟았고 지난 14일 쿠웨이트전에서는 득점에도 성공했다. 이외에도 또래 선수들인 이태석, 이현주 등이 A매치 데뷔 기회를 받았다.
어수선한 대표팀 내외 분위기를 다잡는 것도 과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1월 초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권한이 없는 인물에 의해 감독 후보자가 최종 추천됐다. 중대한 절차적 하자"라고 지적했다. 2개월 이내 시정 조치를 해야 한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그사이 대한축구협회는 수장을 뽑는 절차도 이어진다. 2025년 1월 8일로 축구협회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대표팀을 둘러싼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 도마에 오른 정몽규 현 회장은 4선 포기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정무 전 감독이 선거에 나선다. 월드컵 본선 준비를 진행해야 하는 대표팀이지만 가까운 미래조차 내다보기 어렵다. 격변이 일 수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과 축구협회의 향방에 눈길이 쏠린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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