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SG 팬들 하나가 돼 자신의 이름과 응원가 부르는 장면에 감동받아”
당시 SSG는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김강민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23년 동안 한 팀에 몸담은 원클럽맨이었지만 별도의 은퇴 예정 및 논의 표시 없이 김강민을 보호선수에서 제외시켰고, 한화가 4라운드 전체 22순위로 김강민을 뽑으면서 SSG 팬들의 허탈감과 분노가 상당했다.
당시 SSG 단장을 역임하고 있던 김성용 전 단장은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넣을 수는 없었다”면서 “은퇴를 고민하던 선수를 (다른 팀이) 지명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 일로 인해 김성용 전 단장은 R&D 센터장으로 인사 조치됐다가 보직 이동 후 팀을 떠났다.
결국 김강민은 SSG에서 은퇴를 하는 대신 한화에서 1년 더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한화는 수비가 좋은 외야수와 오른손 대타감으로 김강민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김강민이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터뷰 자리에서 당시의 상황을 떠올린 김강민은 한화행이 발표되자 후배들, 특히 김광현이 개인 SNS에 올린 글을 접하고 오랫동안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다.
김광현은 자신의 SNS에 김강민과 포옹하는 사진과 함께 “SNS는 인생의 낭비라지만 오늘은 해야겠다”라면서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글과 함께 “잘가요 형…아 오늘 진짜 춥네”라고 김강민 이적에 대한 진한 아쉬움과 작별 인사를 남겼다.
“(김)광현이 글을 보다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방에 들어가 2시간가량 울었던 것 같다. 후배들한테 미안하고 고마웠다. 생각지 못했던 엄청난 일이 벌어졌고, 은퇴와 현역 연장을 고민하다 한화로 가게 됐는데 SSG 후배들, 특히 광현이의 감정이 묻어있는 글을 보고 정말 마음 아팠다.”
김강민은 한화행을 결정했던 배경에는 여러 가지 말 못할 사연이 존재하지만 SSG에서의 은퇴가 아닌 한화 유니폼을 입은 건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한화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고,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팀에서 배운 게 정말 많다. 앞으로 내가 지도자를 하게 된다면 한화에서 배운 시간들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김강민은 3월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원정팀 선수로 방문한 상황도 떠올렸다. 당시 한화가 6-0으로 앞선 7회말 김강민이 중견수 대수비로 출전했다. 외야로 달려간 김강민은 SSG 팬들을 바라보며 모자를 벗고 90도 인사를 했다. 그리고 9회초 2사 최재훈 타석에서 볼넷이 나왔고, 극적으로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강민은 대기 타석에 있을 때부터 한화와 SSG 팬들이 하나가 돼 자신의 이름과 응원가를 부르는 장면에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말한다.
“당시 이계성 주심이 홈플레이트를 솔로 정리하면서 시간을 벌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덕분에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모두 인사할 수 있었다. 야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김강민은 유튜브 채널 ‘썸타임즈’의 인기 코너 ‘이영미의 셀픽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어떤 길을 가고자 하는지 깜짝 공개할 예정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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