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경기 이천시가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으로 추진한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 입구의 도로 교통시설이 '부적합'하게 설치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준공을 마친 공동 주택 주변 인도. 사진= 유인선 기자25일 이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8년 부악근린공원 일원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에 예산을 직접 투입하지 않고 민간 투자를 유치, 공동주택(아파트) 건설을 허용하고 도로와 공원, 기반 시설(다목적 복합문화시설) 등을 기부채납 받는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 부지 약 14만㎡ 중 3만여 ㎡ 규모에 아파트 700여 가구가 신축돼 입주가 시작됐지만, 주요 진입도로의 보도(인도)가 매우 협소한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보행자 통행의 안전과 쾌적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조성된 보행로가 비좁은 데다 가로수까지 심어져 교통약자는 통행에 엄두도 내기 어려운 상태이며, 특히 초·중·고 학생들의 통학로로 이용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해당 현장은 최근 준공검사를 완료한 상태이며 일부 구간은 보도의 유효 폭, 경사도 등 시설의 기준 규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 ‘보도 설치와 관리 지침’에 따르면 보도의 유효 폭은 보행자 2인이 엇갈려 지나갈 수 있는 최소 2.0m 이상을 설치해야 하고, 주변 지형 여건, 지장물 등으로 부득이한 경우에 1.5m 이상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국토부 '보도 설치 및 관리 지침' 보도의 유효 폭 안내 (캡처)하지만, 현장 확인 결과 2.5m와 2.2m로 설계된 보행로는 각종 시설물과 가로수 등으로 인해 일부 구간은 실질적인 유효 폭이 1m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일반 보행자의 불편은 물론, 유모차, 휠체어, 보행기 등 교통약자들이 이용하기에는 상당한 불편과 위험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정 모씨는 “아파트 시행사가 기부채납한 도로라 하더라도 주민들이 심각한 불편을 느낄 정도의 문제가 있다면 꼼꼼하게 따져보고 준공을 내주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민원이 발생하자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고 반대편 보도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 = 유인선 기자시 관계자는 “준공은 관련 부서와 입주자 대표 협의 등을 거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허가를 내주게 됐다”고 해명하고 “현장을 점검해 주민 불편 사항을 충분히 살펴보고 시공사와 입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