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우선 ‘돈 흐름’에 집중 분위기…“서울 이첩 가능성 낮아, 대통령 부부까지 겨누지는 않을 듯”
검찰은 명 씨를 아직 기소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선 그의 자금 흐름부터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창원지검 수사팀은 2022년 6·1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들을 서울에서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등 김영선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천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어 검찰이 빨리 정리를 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명태균 자금 흐름에 집중
검찰은 명태균 씨가 미래한국연구소를 사실상 운영했다고 보고 지역 재력가와 오간 수상한 돈거래를 주목하고 있다.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에게 ‘2021년 7월 안동 지역 재력가가 명태균 씨에게 아들의 채용을 청탁하며 돈이 오간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안동 지역의 또 다른 사업가가 미래한국연구소에 2억 원을 빌려줬는데 이 가운데 일부는 앞선 재력가가 아들 채용 청탁 목적으로 준 것이기 때문에 갚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했다는 게 강 씨 주장이다.
두 재력가 모두 “윤석열 대통령 입당도 전에 돈을 빌려줬는데 어떻게 취업청탁이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로 안동 재력가의 아들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어 검찰은 아들의 취업을 청탁하면서 돈이 오갔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명 씨의 구속 가능 기간은 12월 3일. 검찰은 기소 전까지 명 씨와 미래한국연구소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기소 전에 최대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수사력 한계…공천 개입 의혹부터 확인
검찰은 먼저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이나 지방선거 공천 개입 의혹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A 씨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B 씨 등은 공천을 기대하고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러 차례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이들 2명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들에게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명 씨를 기소할 때 포함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창원지검 수사팀은 서울로 출장 조사도 다니고 있다.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된 2022년 6·1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원들의 확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원지검은 최근 당시 공관위원 일부를 서울동부지검으로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현역 국회의원을 포함해 주요 관련자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 있어 출장 조사가 적절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공천 거래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과정에 실제로 대통령실이 개입했는지 등을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소 전 범죄 혐의를 입증하려면 명 씨가 받은 돈이 ‘부적절한 돈’이라는 것을 밝혀야 한다. 이를 위해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등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문제는 언론을 통해 민주당발 폭로나 강혜경 씨 자료 등 새로운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김 아무개 씨가 2021년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5차례에 걸쳐 3300만 원을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오 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 대가였다. 명태균 씨는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여론조사 결과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여론조사 비용을 낸 것은 사실이지만 오 후보 캠프는 이 사실을 몰랐고 개인적으로 비용을 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검찰은 ‘터지는 의혹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기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우리는 ‘돈 흐름’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위기인데, 언론에서 ‘다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명 씨가 인연이 있는 정치인들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 “사건 처리 의지 문제”
12월 3일 구속기한 만료 전 명 씨를 기소하면 창원지검에서 수사를 해야 할 명분은 많이 사라진다. 새로운 의혹들이 국회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 이뤄지고 있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해 수사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지금은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한 시민단체가 서울중앙지검에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를 여론조사 조작 및 공모 등 혐의로 고발했지만 중앙지검은 고발 건을 창원지검으로 이첩해 수사토록 했다. ‘관심이 덜한 곳’에서 수사를 하는 게 더 편하다는 평이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서울에서 현 정권의 치부가 드러날 수 있는 게이트성 사건을 수사하면 언론의 관심도 그만큼 더 쏠리고 검찰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지방에서 수사를 하는 게 힘을 덜 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유수의 언론사들도 법조팀 기자들 일부를 창원으로 보내 취재토록 하고 있는데, 규모가 서울중앙지검 수사 때보다 현격히 적어 검찰 입장에서는 부담이 덜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하지 않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까지 겨누는 수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창원에서 수사를 한다는 것은 정권을 겨누지 않고 명태균 씨와 관련해 돈을 주고받은 정치인 몇 명을 잡는 선에서 끝내겠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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