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3차전에서 수소도시완주는 1지명 이창호 9단과 3지명 박승문 8단이 승리를 합작했다. 박승문 8단이 이상훈 9단(小)을 꺾고 선제점을 획득하자, 뒤이어 이창호 9단이 이다혜 5단에게 승리하며 최종국 없이 완봉승으로 끝냈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부터 나선 수소도시완주는 3위 칠곡황금물류를 누르고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 경기 고양특례시와 맞붙어 1차전을 2-0으로 승리했으나, 2차전을 0-2로 패해 동점을 허용, 3차전에서 다시 2-0으로 승리하며 창단 첫해 우승을 이뤄냈다.
신생팀 수소도시완주는 정수현 9단이 감독을 맡고, 이창호 9단을 주장으로 권효진 8단, 박승문 8단, 나종훈 8단으로 구성된 강력한 전력을 자랑했다. 특히 이창호 9단은 레전드리그 데뷔 시즌에서 정규시즌 11승 3패, 포스트시즌 4승 1패라는 눈부신 성적을 기록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그 뒤를 2지명 권효진 8단이 정규시즌 9승 5패와 포스트시즌 2승, 3지명 박승문 8단이 정규시즌 8승 6패와 포스트시즌 2승 1패로 뒤를 받치며 값진 결과를 이끌어냈다.
원년 대회를 제외하고 신생팀이 창단 첫해에 우승하기는 3년 연속이면서 네 번째가 된다. 2017시즌의 KH에너지, 2022시즌의 고양시, 2023시즌의 예스문경이 창단 첫해에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또한 정규시즌 1위가 아닌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기는 9년 역사의 레전드리그에서 4년 만이자 두 번째다.
신생팀 사령탑을 맡은 정수현 감독은 “승부라는 것은 항상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오늘도 어떨지 몰랐지만 우승하고 나니까 기쁘다”면서 “어제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기분이 좀 그랬지만, 오늘은 우리 선수들이 잘해줄 것으로 생각하고 가벼운 기분으로 검토실을 지켰다”고 말했다.
주장 이창호 9단은 “너무 기쁘다. 어제 2차전 결과가 안 좋아 약간 부담이 됐는데 그래도 오늘 선수들이 잘해줘서 우승하게 된 것 같다. 우승하게 되어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개막 전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로 팀을 이뤘으면서도 10승 4패로 정규시즌을 1위로 마감해 ‘도깨비 팀’ 이라 불렸던 경기 고양특례시 팀은 준우승에 그쳐 분루를 삼켰다. 특히 최종 3차전에서는 한철균 감독이 1지명 조혜연 9단을 최종 3국으로 돌리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1국과 2국에서 기대했던 1승이 나오지 않으면서 주장을 써보지도 못하고 패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주)인포벨이 타이틀 후원을 맡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공단이 재정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2024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의 상금은 우승 3000만 원, 준우승 1500만 원, 3위 1000만 원, 4위 500만 원이다.
[승부처 돋보기] 2024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2국
흑 이다혜 5단(고양특례시) 백 이창호 9단(수소도시완주) 174수끝, 백 불계승
[장면도] 곧장 움직인 것은 무거웠다
이다혜 5단을 2국에 낸 건 고양특례시 한철균 감독의 승부수였다. 정규리그에서 이다혜 5단이 요즘 잘나가는 최명훈 9단을 꺾었고, 이창호 9단을 상대로도 좋은 승부를 펼쳤기 때문. 이겨주면 좋고 설사 지더라도 1국에 출전한 이상훈 9단이 이겨주면 최종 3국에서 주장 조혜연 9단을 내보내 승리하겠다는 것이 고양특례시의 구상이었던 것.
우변 전투가 일단락된 현 시점의 형세는 5-5. 그런데 곧장 우변을 움직인 흑1·3이 무거웠다.
[실전진행] 금기시 되는 행마
장면도에 이어 흑은 1·3의 단수 다음 5로 움직여 나왔지만 행마가 무겁다. 흑5와 9는 상대의 등을 밀어준다고 해서 바둑에서 금기시되는 행마. 계속해서 흑11의 보강이 불가피할 때 백12로 머리를 두들겨 맞아서는 흑이 괴로운 형태가 됐다. 위쪽 흑5점과 ▲ 4점 중 한쪽은 무사할 수 없는 모양이다.
[정해도] 이제부터의 승부
흑은 우변은 뒷맛만 남겨두고 다른 큰 곳으로 손을 돌리는 편이 좋았다. 예를 들어 흑1부터 귀를 파낸 다음 선수를 뽑아 13으로 중앙을 뛰어 두었으면 이제부터의 승부였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