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억+스톡옵션, ‘3년간 결혼 계획 없는 싱글만’…‘비전보다 근무강도만 강조’ 쓴소리도
홍현 대표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인물이다.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이비리그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을 조기 졸업했으며, 예일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월스트리트에서 10년 동안 JP모건, 시티그룹 등에서 성공적인 금융 커리어를 쌓았다. 현재는 AI 기반 투자 의사결정 플랫폼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플루토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유튜브 채널 ‘뉴욕주민’을 통해 31만 구독자를 보유한 영향력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채용공고에서 홍 대표는 파격적인 필수조건들을 내걸었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어야 하며, 싱글이고 향후 3년간 결혼 계획이 없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주 100시간 업무를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건이다. 특히 홍 대표는 “일단 제가 소위 말하는 개빡센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경험을 강조하면서, “스타트업이 성공할 확률 1%도 안 되는 거 다들 아시죠. 그래서 더더욱 평범한 삶 살겠다는 그저 ‘일 좀 잘하는’ 평범한 개발자와는 저는 같이 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채용공고에서 “솔직히 저랑 일하면 정말 힘듭니다. 못 버티고 포기한 사람들 많았습니다”라며 직설적인 어조로 업무 강도를 설명했다. 특히 뉴욕주민은 “월가 커리어는 재정적으로는 인생 하이라이트였지만, 몸과 개인적 삶이 완전하게 망가져가면서 성공과 ‘what it takes’를 보여주었던 인생 한 챕터였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더불어 “비범한 엔딩을 바라면서 어떻게 범인들이 누리는 평범한 행복까지 다 누릴 생각을 하죠?”라는 문구로 일반적인 워라밸을 추구하는 개발자들과는 선을 그었다.
이 파격적인 채용공고는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링크드인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화끈하고 직관적인 구인광고”, “진정성이 느껴진다”, “링크드인에서 보기 어려운 진정성이 느껴진다”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이 그의 도전정신과 명확한 비전 제시를 높이 평가했다.
또한 “Absolutely thrilling. 이렇게 속 시원한 직무 기술서(Job Description, JD)는 처음”이라는 호평과 함께 “프로덕트 기대된다”, “유능하고 야심찬 엔지니어가 있다면 꼭 추천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열정이 느껴지는 글”, “확실해서 좋다”는 등 홍 대표의 직설적인 소통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더 많았다. 가장 많이 제기된 문제는 뉴욕의 높은 물가를 고려할 때 주 100시간 근무에 비해 연봉 2억 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한국 물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봉 6000~700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비자 스폰서를 통한 통제 우려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취업 비자에 개목줄 채워져서 노예 취급 받을듯”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일부 개발자들은 “미국인 개발자는 비싸서 한국 개발자를 데려다 쓰려는 것”이라며 비판했고, “말도 통하고 실력도 좋고 야근 시킬 수 있는데 2억 원으로 퉁치려는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다. 또 다른 댓글에서는 “주 40시간에 1억 받는 게 더 이득”이라는 현실적인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반응은 이상희 센드버드 대표의 페이스북 글이다. 그는 해당 채용공고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을 제기하면서, 메시지의 방향성과 강조점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 대표는 “헤지펀드 등 최상위 금융기관이 인정한 Vertical AI agents(버티컬 AI 에이전트는 특정 업무나 산업에 특화된 목적으로 설계된 AI 시스템을 의미함)에 대한 비전은 포스팅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과도한 근무 강도 강조보다는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더 부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로젝트 플루토가 개발 중인 서비스는 기술(AI)로 투자의 핵심인 정보수집에서 분석, 의사결정까지의 과정을 에이전트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프로젝트 플루토는 홍현 대표와 함께 구글 텐서플로우팀 출신의 김기범 CTO가 이끌고 있다. 뉴욕주민에 따르면 “헤지펀드 출신 대표가 헤지펀드를 위해 만드는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 다수의 글로벌 탑 금융기관 고객들이 이 미션에 공감하고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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