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야기가 맞나”라던 한동훈 대표 “위헌․위법 계엄 선포는 효과 상실”
계엄 관련 의혹이 정치권에서 처음 제기된 된 것은 이보다 앞선 8월 21일이다.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갑작스럽게 지명하고 대통령은 뜬금없이 ‘반국가세력’이란 발언도 했다”라며 “이어지는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9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우리나라 이야기가 맞나. 심지어 11년 만에 열리는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나왔다”라며 “이 정도면 민주당이 모두 수긍할 만한 근거를 갖고 계실 것이다. 근거를 제시해 달라. 근거는 차차 제시하겠다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다.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역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계엄령 선포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정치 공세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며 “계엄령은 정부에서 설사 하더라도 국회에 바로 통보해야 하고 유지가 될 수 없다. 지금 국회 구조를 보면 선포하더라도 바로 해제될 것이 뻔하고, 엄청난 역풍이 일텐데 상식적으로 왜 하겠는가”라고 반문한 바 있다.
석 달여가 지난 12월 3일 밤 10시 25분쯤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리고 4일 새벽 1시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해 재석 의원 190명에 찬성 190표로 가결시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발언처럼 비상계엄은 선포되고 채 3시간도 되지 않아 국회에서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이제 엄청난 역풍이 일어나는 게 상식적이라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현실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계엄 이야기가 우리나라 이야기가 맞나”라고 반문했던 한동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당 대표 명의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선 “국회 결정으로 지난밤 있었던 위헌․위법 계엄 선포는 효과를 상실했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이런 사태가 발생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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