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심야 비상계엄 전격 선포, 의원들 계엄해제 결의안 위해 집결…시민들도 국회 앞 모여 “윤석열 체포하라” 구호
윤석열 대통령은 12월 3일 오후 10시 30분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전격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22대 국회의 10명째 탄핵 추진과 4조 1000억 원 규모 예산 삭감을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로 규정하며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대통령의 계엄 발표에 한국 사회는 일대 혼란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비롯해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우려를 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오후 11시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을 선포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검찰에 의한 폭력적 지배도 부족해서 총칼을 든 무장 군인들이 이 나라를 지배하려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절박한 시간이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다”라며 “국민 여러분 여의도 국회로 와주십시오. 늦은 시간이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셔야 한다. 우리도 목숨을 바쳐 이 나라 민주주의를 꼭 지켜내겠습니다만, 우리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나라의 주인이신 국민 여러분께서 나서주셔야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여야 의원들은 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을 위해 3일 밤 국회 본관에 집결했다. 그러자 국회 내부에 계엄군이 투입돼, 본관 진입을 시도하다 이를 저지하는 당직자들과 충돌을 벌였다.
국회 외부에서도 격돌이 벌어졌다. 비상계엄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모여든 것. 분노한 시민들은 국회 정문 앞에서 “계엄령을 해제하라” “윤석열을 탄핵하라” 구호를 외쳤다.
계엄령 선포로 국회 방호를 위해 출동한 경찰과 경호대는 국회 입구와 담장을 둘러싸고 국회에 진입하려는 시민들을 막아섰다. 이에 경찰과 시민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윤석열의 계엄령은 위법이다. 여기에 동조해 경찰이 국회 출입을 막으면 죄를 짓는 거다”라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서울이 아닌 수도권이나 지방에 있던 의원이나 보좌진들도 국회 출입에 애를 먹었다. 경찰과 경호대는 국회 정문 한 부분을 열고, 당직자나 출입기자 출입증을 확인한 후 입장을 허용했다. 그런데 해당 구역에서도 시민들과 충돌이 격화되면서 오후 11시 50분쯤 문을 폐쇄해버렸다.
민주당의 한 비서관은 “퇴근해 집에 가던 중 소집 소식을 듣고 발길을 돌려 국회로 왔다. 그런데 입구가 다 막혀 진입이 안 된다. 보좌진 단체 메시지방에서 ‘어느 출입구가 열어준다’ ‘다시 막혔다’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 날벼락이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일부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출입문을 찾지 못해 외곽 담장을 넘어 국회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회는 4일 새벽 12시 48분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재적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 앞에 있던 시민들은 환호를 터뜨렸다.
국회에 진입했던 무장 계엄군도 새벽 1시 20분 이후부터 철수했다. 일부 군인들이 국회 제7문을 통해 나와 버스를 타다 시민들과 마주했다. 시민들은 “어디 소속이냐”고 물었지만, 군인들은 말없이 버스에 탑승해 떠났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민들의 집결은 멈추지 않았다. 1시 30분 이후에도 시민들이 행렬을 이루며 국회 앞에 모였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윤석열 김건희를 체포하라”라는 구호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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