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주민참여형 악취 실태조사 실시…21곳 중 10곳 양호 4곳 개선 필요
경남도는 칠서산단의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칠서산단 내 악취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에 참여한 21개 기업을 대상으로 ‘주민참여형 악취 실태조사’를 최근 실시했다. 해당 사업장들은 대기오염물질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사업장(통합 허가, 대기 1~3종)과 악취 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한 이력이 있는 곳이다.
조사반은 칠서면과 남지읍에서 추천한 칠서산단 악취 영향권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과 경남녹색환경기술센터에서 추천한 도내 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녹색기업 환경기술인, 환경산업체 대표 등 악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 21곳 중 절반가량인 10곳은 악취 관리가 양호했다. 7곳은 운영 방식 개선을 통해 악취 개선이 가능했으며, 나머지 4곳은 시설 개선 등을 통해 악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악취개선 노력이 필요한 4곳 중 A 사는 철강 슬래그를 재생하는 덤핑장의 노후화로 분말이 비산돼 인근 마을 주민들의 불편이 우려됐다. B 사는 도료 배합·반응조의 댐퍼를 적절하게 개방하지 않아 악취가 외부로 유출될 우려에다 방지시설의 용량 재산정을 통한 설계 확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C 사는 폐납축전지 분쇄물(납 분말)을 부적절하게 보관해 외부로 비산돼 작업자에게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밀폐화와 추가적 국소 배기장치 설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D 사는 폐수처리장 폭기조의 밀폐화와 악취 포집 장치의 용량 재산정이 필요했으며, 정상 운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차압계 설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경남도가 이번 실태조사와 함께 함안군 칠서면공설운동장과 신계동 마을회관에 설치된 실시간 악취 모니터링 시스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대 및 평균 악취 강도, 고농도 악취(복합악취 20배 이상) 발생 일수는 감소 추세였지만, 순간적으로 고농도 악취가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올해 칠서산단에서 8차례 실시한 첨단장비(실시간 질량분석 시스템)를 활용한 감시활동 결과, 실태조사 대상 사업장에서 제외된 오염 의심 사업장도 추가로 확인됐다.
이번 실태조사에 참여한 주민 E 씨는 “예전보다 악취 문제가 개선됐으나, 여전히 불특정 시기에 발생하는 악취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주민들의 생활권과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남도는 고농도 악취 발생 시 즉시 현장 확인을 통해 악취 배출원을 특정하는 등 실시간 악취 모니터링 시스템의 효율적 운영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적색으로 분류된 4개 사업장과 오염 의심 5개 사업장을 중점 관리대상 사업장으로 선정하고, 관계기관(낙동강유역환경청, 함안군)과 합동으로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이선호 경상남도 기후대기과장은 “단속 일변도의 규제만으로는 칠서산단 악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칠서산단 입주업체들이 악취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악취 저감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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