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아닌데 왜 목소리 내야’ 글 도마 위…“사적 대화 두고 너무 과도한 비판” 반론도 만만찮아
이번 논란은 12월 7일 임영웅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 시월이 생일 축하해”라는 글과 함께 반려견 시월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누군가가 임영웅과 주고받은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이 게시물로 올라왔다.
팬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임영웅에게 “이 시국에 뭐하냐”고 DM을 보내자 임영웅은 “뭐요”라고 답하는 DM을 보냈다. 이에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 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다. 앞서 계엄령 겪은 나잇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니냐”고 다시 DM을 보내자 임영웅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답했다.
워낙 화제성이 큰 스타이다 보니 임영웅이 SNS에 올리는 게시물은 늘 언론을 통해 보도된다. 반려견의 생일에 맞춰 축하글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것은 임영웅이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생긴 일이다. 평소라면 큰 의미 없었겠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로 사회 전반이 뒤숭숭한 분위기인 시점이라는 게 문제가 됐다. 게다가 7일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까지 이뤄져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날이었다.
결국 이런 분위기는 임영웅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표결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굳이 반려견 생일 축하 게시물을 올렸어야만 했는지를 지적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는 임영웅의 표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푸드칼럼니스트 황교익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은 자유”라고 밝힌 뒤 “그렇지만 정치인만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추운 날에 광장에 나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시민들에게 ‘당신들은 정치인도 아니잖아요’ 하고 모욕하는 말로 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평론가 김갑수는 9일 방송된 팟캐스트 ‘매불쇼’에서 “‘제가 정치인인가요?’ ‘왜 거기 관심을 가져야 해요’ 이런 태도는 시민 기초 소양이 부족한 모습”이라고 지적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발언하지 못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자기는 빠져나가는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면, 어렵게 현재까지 한국의 역사를 만들어 온 한국인의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과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스타그램 DM 게시물이 사실인지를 두고도 논란이 가열됐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만약 실제 임영웅이 작성한 DM이 아니라면 임영웅 측에서 이를 부인하는 공식 입장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임영웅 측은 해당 논란이 불거진 뒤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거듭된 침묵은 또 다른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침묵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인데, 그럼에도 임영웅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12월 27일부터 2025년 1월 4일까지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공연 ‘임영웅 리사이틀(RE:CITAL)’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임영웅을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당연히 그의 팬덤은 굳건한 지지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옹호 의견이 상당하다. 기본적으로 임영웅은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을 자유를 갖고 있으며 대다수의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아예 연예계에선 ‘연예인은 정치적인 발언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폭넓게 깔려 있다. 자칫 논란에 휘말려 향후 활동이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치인이 아닌데 왜 목소리를 내야 하느냐’는 요지의 발언이다. 그렇지만 이는 DM으로 주고받은 사적인 메시지일 뿐이다. 공개 석상이나 SNS 등을 통해 이런 발언을 했다면 비판받을 여지는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임영웅은 팬과의 사적인 DM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일 뿐이다. 임영웅은 스타급 연예인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을 자유와 함께 사적인 대화 내용이 사생활로 보호받아야 권리를 가진 일반 시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임영웅의 인스타그램 DM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물로 올라온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물론 관련 DM을 받은 임영웅이 답을 하지 않았다면 아예 이런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을 수 있다. 대게의 연예인이 이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임영웅은 대답을 했다. 평소 팬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노력한 임영웅의 행보가 엉뚱하게 거센 비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말았다.
또한 하필 그날 왜 그런 게시물을 올렸느냐에 대한 지적도 있다. 그렇지만 임영웅은 꾸준히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해왔다. 12․3 비상계엄 당일 밤에도 임영웅은 “사진첩에 온통 러닝투성이”라는 글과 함께 한강에서 러닝복 차림의 사진을 올렸다.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 긴급담화 이전으로 임영웅은 이처럼 팬들과 꾸준히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스타급 연예인이라는 직업인의 일상적인 업무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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