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저조 ‘소방관’ 선전 ‘대가족’·‘하얼빈’ 기대감…“영화보다 뉴스가 관심받아 관객 수 줄어들 수밖에 없어”
영화 ‘소방관’은 12월 4일 개봉하자마자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2’를 2위로 밀어내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기세는 12월 6일까지 이어졌으나 가족 관객이 많이 몰리는 토요일인 12월 7일, ‘모아나2’가 다시 1위에 올라서면서 ‘소방관’은 2위에 머물러야 했다.
그런데 그다음 날인 12월 8일,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소방관’이 8만 940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로 복귀하면서 이 흐름이 평일인 12월 9일까지 이어진 것이다. 주중에도 8만 명대 관객을 유지하며 흥행세를 이어간 ‘소방관’과 달리 ‘모아나2’는 반짝 주말 효과를 누린 뒤 3만 명대로 관객이 크게 줄었다. 12월 10일 기준 ‘소방관’의 누적 관객수는 91만 9780명으로 100만 고지를 앞두고 있다.
11월 20일에 개봉한 또 다른 한국 작품, ‘히든페이스’의 꾸준한 흥행세도 눈길을 끈다. ‘히든페이스’는 12월 10일 기준 92만 628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시 100만 관객 돌파가 임박했다. 지난 주말인 12월 8일에도 ‘히든페이스’는 2만 8530명의 관객을 동원해 일일 박스오피스 5위에 이름을 올렸다. 4위에 오른 ‘1승’(3만 3887명)과의 차이는 5537명에 불과하다. 이날 상영회 수는 ‘1승’이 2223회로 ‘히든페이스’(1366회)보다 857회나 더 상영됐음을 감안하면 ‘히든페이스’의 압승이라고 볼 수 있다.
‘히든페이스’의 제작비는 70여 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140만 명이다. 12월에 대작 영화들이 연달아 개봉하는 만큼 100만 관객을 돌파하더라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노출이 화제가 된 영화라는 점에서 OTT 시장의 상당한 흥행이 예상된다.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히든페이스’는 개봉을 앞두고 노출로 화제가 됐지만 결국 실관람객들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도 높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라며 “노출이라는 키워드만으론 100만 관객에 이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대작 영화들의 개봉 일정은 12월 11일 한국 영화 ‘대가족’과 외화 ‘서브스턴스’, 12월 18일 디즈니 실사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12월 24일 ‘하얼빈’으로 이어진다. 이제 영화계의 시선은 ‘대가족’이 얼마나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느냐에 모이고 있다. 주연배우 이승기의 삭발로 먼저 화제를 모았던 ‘대가족’은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시사회에선 김윤석의 존재감이 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입소문을 탔다. ‘변호인’ ‘강철비’ 시리즈 등을 통해 다소 무거운 소재의 영화를 연출해온 양우석 감독이 선보이는 첫 가족 코미디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 극장가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파괴력을 선보이는 외화는 대작 애니메이션과 마블 신작, 그리고 유명 영화 시리즈 속편 정도다. 2024년 연간 흥행 성적을 봐도 대작 애니메이션이자 시리즈 속편인 ‘인사이드 아웃2’(879만 9013명)가 3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며 같은 조건의 ‘모아나2’(220만 5198명)가 현재 8위다. 6위에 오른 ‘웡카’와 9위 ‘듄: 파트2’, 10위 ‘에이리언: 로물루스’ 등이 모두 유명 영화 시리즈 속편이고 11위에 오른 ‘데드풀과 울버린’은 마블 스튜디오가 내놓은 ‘데드풀 시리즈’의 신작이었다.
이번 겨울 극장가에선 이런 조건에 해당되는 영화는 ‘모아나2’와 ‘무파사: 라이온 킹’ 정도다. 두 편 모두 디즈니의 야심작으로 우선 ‘모아나2’의 흥행세가 다소 꺾인 상황에서 이젠 ‘무파사: 라이온 킹’과의 흥행 격돌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영화계 입장에선 ‘무파사: 라이온 킹’보다 한 주 먼저 개봉하는 ‘대가족’이 ‘소방관’과 함께 흥행세를 잘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2024년 극장가의 대미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개봉하는 ‘하얼빈’이 장식할 예정인데 잘 하면 한국 영화들끼리 경쟁하는 따뜻한 겨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극장가 분위기가 아닌 외부 환경이다. 12월 중순은 극장가에 본격적인 연말 성수기가 서서히 시작되는 시점이다. 대학교부터 시작해 초․중․고등학교까지 방학이 시작되면 극장을 찾는 관객들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12월 3일 이후 너무 많은 것이 달라진 탓이다.
12월 중순의 대한민국은 ‘12․3 비상계엄’으로 비롯된 탄핵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매일 저녁 ‘윤석열 즉각 탄핵 구속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대중들의 발길이 분산되는 만큼 영화 관람을 위해 극장을 찾는 이들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들은 무대인사와 인터뷰 등 홍보 일정에도 일정 부분 이런 분위기의 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에 처했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영화나 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상황이다 보니 극장을 찾는 관객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혼란스러운 국가 상황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상황이 정리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래야 극장가에도 다시 평온한 성수기가 비로소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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