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민생 경제에 각 10조 투자, 기준금리 0.5%p 빅컷 등 경제 정책 대반전 제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경제 재건 긴급 브리핑에서 재정‧금융 정책을 바꾸는 세 가지 원칙으로 R.E.D를 언급했다. 이는 지체 없이 ‘신속’(Rapid)하게, 필요 이상으로 ‘충분’(Enough)하게, 시장의 기대를 깨는 정도로 ‘과감’(Decisive)하게의 약자다.
먼저 김 지사는 재정의 역할 확대를 통해 최소 30조 원 이상, 미래 먹거리와 민생 경제에 투자하자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미래 먹거리에 최소 10조 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 AI 반도체 주권 확보, 바이오헬스 혁신, 우주항공 산업과 양자산업 기반 구축 등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세계 모든 나라가 산업 정책을 통해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2.0 시대를 대비해 우리도 최소 10조 원 이상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를 통해 5년 내 글로벌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석박사급 일자리 2만 개 창출, 수출 100억 달러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우리 경제의 근간을 새롭게 다지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연 지사는 민생 경제에도 최소 10조 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 사업장의 운영비와 인건비 지원, 청년 일자리 혁신에도 최소 10조 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50% 이상 대폭 삭감된 중소기업 모태펀드 출자액을 확대해야 하며 1조 원대까지 복원시켜 중소기업·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 지사는 ‘민생회복지원금’도 즉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소득에 따라 취약한 계층에 민생회복지원금을 더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내수 진작과 경기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0조 원 슈퍼 추경에 대해서도 “정부 추계에 따르면 내년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비율은 –0.8%다. 30조 원은 내년 GDP(2,646조 원, ‘25년 예산안) 대비 1.1% 규모이기 때문에, ‘30조 원 슈퍼 추경’을 해도 재정적자 비율은 –2% 미만에 머물게 된다”며 “EU의 재정 건전성 기준을 비롯해 여러 국제 기준에서 정하는 3%에 여전히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재정은 투자다. 지금 우리 경제의 현실은 경기 침체 → 세수 감소 → 재정 악화 → 소비·투자 위축의 악순환에 빠져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재정 투입 확대 → 경제 활력 회복 → 세수 확대 → 재정기능 정상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재정과 더불어 선제적인 금융 정책도 언급했다. 김 지사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5%p ‘빅컷’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김동연 지사는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의 금리 변동 가능성이 있고, 환율과 가계 부채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은 이것저것 재고 따질 때가 아니다”라며 “선제적 빅컷으로 우리 경제를 살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금융중개지원대출’ 10조 원을 증액도 제안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국은행이 중소기업의 자금난 완화를 위해 시중은행에 저리로 융자해 주는 정책 금융이다.
김 지사는 “계엄과 탄핵으로 더욱 피폐해진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자와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10조 원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며 “현행 30조 원 한도를 코로나 때의 40조 원 수준으로 복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통화 정책은 확대재정 선행 없이는 효과가 없다. 재정 정책과 금융 정책의 ‘폴리시 믹스(Policy Mix)’가 이뤄져야 효과가 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대통령 탄핵은 시간이 걸린다. 우리 경제와 민생은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하루빨리 경제정책, 특히 재정정책을 탄핵해야 한다”라며 “지금까지의 경제 운용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야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 이것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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