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건설업계와 간담회에서 “환율 급등,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건설업계가 유례 없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공사비 상승과 공사 지연 문제는 건설시장 전반의 위축과 일자리 감소를 가져와 서민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장 향방을 좌우할 주요 관건으로 △집값 하락과 전월세 강세 가능성 △환율 급등에 따른 분양시장 위축 심화 △해외 수주 침체와 국내 수주 경쟁 가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중단 가능성 등을 꼽고 있다.

주택 거래 기피는 전월세 강세로 이어져 서민들의 주거 형편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더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 온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폐지’ 계획이 대통령 탄핵 확정으로 무산될 경우 1년 반 넘게 상승해 온 수도권 전셋값을 그대로 떠받치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주택 개발‧분양업계에서는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서 이어져 온 ‘분양 찬바람’이 탄핵 정국에 더욱 거세질 것을 우려한다. 시행사나 분양사들에서는 조기 대선 가능성을 고려해 당초 계획한 분양 일정을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것을 검토 중이란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환율 급등이 건설 원자재값 추가 인상, 분양가 상승으로 영향을 주며 청약 수요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산업본부장은 “분양시장의 선행 지표인 ‘착공 인허가’ 건수가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착공을 준비하거나 진행 중인 사업장들의 청약 실적도 많이 안 좋았는데 탄핵 정국까지 겹쳐 정부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고,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토목‧건설사업도 상당 부분 중단‧지연될 수 있어 건설사 간 먹거리 사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 리더십 부재, 정권 교체 가능성으로 새해에 계획된 ‘공공 SOC(사회기반시설)’ 발주가 일부 취소‧지연되거나 예산 투입 등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정부가 2029년까지로 빠듯한 공사기한을 설정해둔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이나 현재 논의되던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사업 등이 주로 언급된다.

다만 신규 주택 공급을 위한 노후 택지지구 재건축 필요성에 여야 모두 공감하고 있어 최근 본격화된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은 탄핵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문재인 정부에 시작된 ‘3기 신도시’ 건설사업도 순항 가능성이 높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혹시 집권 여당이 바뀌더라도 1기 신도시 정비나 3기 신도시 사업 취소는 어려울 것”이라며 “신규 사업은 정지‧취소될 수 있지만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이어져온 주택공급 확대정책을 다음 정부가 대폭 축소‧재검토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토연구원은 최근 ‘탄핵정국 등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가계대출 증가 위험에 따른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과 대출총량규제가 있던 상황에서 (탄핵 변수로)유동성 위축이 심화될 것”이라며 “우량 사업장의 부동산PF대출 위험을 줄이고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해 중소건설업체에 PF보증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