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측 제안 안건 모두 부결, 다음 승부 기약 어려워…모녀와 신동국 분열이 유일한 희망
지난 12월 19일 열린 한미약품 주주총회에서 형제연합이 제안한 해임 및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모녀연합 측 6명, 형제연합 측 4명으로 구성됐다. 이사회 의장인 박재현 대표이사와 최대주주를 대표한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가 자리에 있는 한 형제 측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없다. 임시주총에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이사 해임 안건과 형제연합 측근들의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한 이유다. 다만 형제연합이 한미사이언스가 가진 한미약품 의결권 41.42%를 행사하더라도 이사 해임을 위한 특별결의(출석주주 3분의 2 찬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정원을 늘리는 정관변경도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형제 측으로서는 이번 임시주총 실패로 다음 승부를 기약하기도 어렵게 됐다. 2025년 3월 한미사이언스 이사 3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과반에 가까운 49.4% 지분을 가진 모녀연합이 3자리를 모두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모녀연합이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면 자회사 의결권 단독행사권을 갖는 임종훈 대표이사 교체가 가능하다. 지난 11월 신동국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급등하던 주가가 급락한 것도 경영권 분쟁 종료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다. 3월 정기주총 의결권은 올 12월 말 주주 기준이다. 형제연합이 연말 전까지 모녀연합에 맞설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사회 과반과 대표이사직을 잃게 된다. 대표이사직을 잃으면 한미사이언스가 가진 한미약품 의결권 41.4%도 모녀연합의 손에 넘어간다.
형제연합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26.86%로 모녀연합(49.42%)에 한참 못 미친다. 신동국 회장의 지분(14.97%) 때문이다. 보유한 자사주도 현금도 지분율을 역전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사회 결의로 신주 발행이 가능하지만 연말까지 시간이 부족하다. 또 경영권 분쟁 중 제3자 배정 증자는 법원에서 가처분 등으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모녀연합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게 되면 일등공신은 신동국 회장이다. 모녀는 상속세 납부 등을 위해 지분 일부를 팔아야 할 처지다. 이 틈을 타 신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을 명분으로 경영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임종훈·임종윤 사장은 송영숙 회장의 친아들이다. 모녀와 신 회장의 틈이 벌어진다면 형제가 다시 경영권에 접근할 여지는 충분하다.
앞서 신동국 회장은 한때 형제 편에 섰었다. 또 형제는 모녀에 가족집단경영체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형제와 모녀가 대치하면 신 회장 지분은 의미가 크지만, 형제와 모녀가 협력하면 지분율이 60%가 넘어 신 회장이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한미사이언스 시가총액은 2조 원대다. 이론적으로 가족이 연합하면 상속세(5400억 원) 납부를 위해 지분 일부를 매각해도 35% 이상의 의결권은 유지할 수 있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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