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입주 사실 보도 후 SNS 프로필 사진·경력 삭제…12월엔 홈페이지 사실상 폐쇄, 여의도 사무실도 불 꺼져
김건희 여사가 대표를 맡았던 해외 미술품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의 지하상가 사무실에 위치해 있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사실상 폐업 상태로 있다가, 해당 사무실이 김 여사가 디올백을 받은 장소로 지목돼 논란이 되자 2024년 2월 말 사무실을 폐쇄했다.
이 사무실엔 사모펀드 투자·운용사 B 인베스트먼트가 입주했다. B 인베스트먼트 법인등기부를 보면 지난 2월 26일 사무실 주소를 서울 여의도 한 증권사 빌딩에서 아크로비스타 사무실로 변경했다. 아크로비스타 사무실 소유주는 여전히 코바나컨텐츠다. B 인베스트먼트가 코바나컨텐츠에 사무실 임대료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B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배 아무개 씨가 맡고 있다. 배 씨는 김건희 여사와 최소 15년 전부터 연락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여사가 2009년 5월 모친 최은순 씨의 가족회사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추진하던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에 투자하도록 배 씨에 권유해, 배 씨의 부친이 8억 원을 최 씨에 투자했다.
2013년에도 김 여사와 배 씨가 자주 교류했다고 한다. 특히 당시 배 씨는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와 같은 ‘코바나’를 회사명으로 쓴 ‘코바나파트너스 홍콩’의 대표를 지냈다.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 플랫폼 ‘링크드인’ 프로필에 배 씨 스스로 2011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코바나파트너스 홍콩’의 대표를 지냈다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배 씨는 지난 2022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단독] ‘코바나’ 사무실 입주 투자사 대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했다).
B 인베스트먼트 측은 사무실 아크로비스타 이전, 배 씨와 김 여사의 관계 등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B 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와 배 씨의 관계’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아크로비스타 사무실에 2~3명의 직원이 있지만 업무시간에도 입구를 굳게 잠그고, 응대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B 인베스트먼트는 배 씨와 김 여사의 관계가 일요신문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자, 배 씨와 회사의 흔적을 지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배 씨는 ‘링크드인’ 본인 프로필에 2011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코바나파트너스 홍콩’의 대표를 지냈다고 스스로 소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일요신문에서 B 인베스트먼트가 아크로비스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입주한 사실을 보도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링크드인에서 본인의 얼굴이 나온 프로필사진과 함께 과거 경력사항을 모두 삭제했다.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지난 12월 초에는 B 인베스트먼트 회사 홈페이지도 사실상 닫았다. B 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메인화면은 접속이 된다. 하지만 메인화면에서 회사 소개·임직원 소개·회사 주소·연락처 등 모든 메뉴를 누르면 ‘페이지 사용권한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뜨며 들어가지지 않는다. 회사 주소 및 연락처, 대표이사 배 씨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없게 막아뒀다고 추정할 수 있다.
아크로비스타 사무실로 옮기기 전 사용하던 여의도 한 증권사 빌딩 사무실에도 변화가 있었다. B 인베스트먼트가 이전한 후 해당 사무실엔 빌딩 소유 증권사의 간판이 붙어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증권사 간판이 다시 사라졌다. 대신 빌딩 해당 층 엘리베이터 문 옆에 B 인베스트먼트를 찾아올 수 있도록 화살표로 안내하는 안내표시판이 달려있었다. B 인베스트먼트가 다시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B 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에 회사 주소는 여의도 사무실에서 아크로비스타 사무실로 한 번도 변경된 적이 없다.
다만 B 인베스트먼트 여의도 사무실 역시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입구 내부의 불은 항상 켜져 있었다. 일요신문이 심야에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난 12월 17일 배 씨의 윤 대통령 취임식 참석 보도가 나간 다음날 여의도 사무실을 다시 찾았을 때 입구 내부 불은 꺼져 있었다. 20일과 23일, 24일에도 불은 꺼져 있었다. 건물 관계자는 “한 달 이상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내부 사무실에는 사무기기나 집기가 모두 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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