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직업대학 수석 입학생 ‘상조학과’ 선택 화제…업계 장학금 주며 인재 미리 확보, 부정적 인식 개선 기대
최근 SNS(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뉴스가 있었다. 민정직업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한 학생이 상조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했다는 내용이었다. 보통 수석 입학생은 법, 의학, IT, 건축 등의 전공을 고른다.
민정직업대학은 중국 최초로 상조학과를 학부 과정에 만든 곳이다. 이 학생은 고등학교 때부터 상조학과 전공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부모님의 추천이 있었다. 앞으로 취업 전망이 밝을 것이라는 이유였고, 나 역시 공감했다”고 했다.
죽음과 관련된 직업은 오랫동안 기피와 편견이 심했다. 이 때문에 항상 인력이 부족했다. 취업난으로 고통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다. 우한의 한 대학교 4학년생은 “한 상조회사에 원서를 냈는데 합격했다. 급여도 높은 편”이라면서 “친구들 대부분 아직 취업을 하지 못했다. 나처럼 상조회사에 지원하기를 적극 추천한다”고 했다.
민정직업대학을 비롯해 몇몇 상조학과는 입학하자마자 채용이 확정되는 경우도 있다. 상조회사들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1학년 때부터 장학금을 주면서 계약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보가 알려지면서 상조학과 입학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민정직업대학 상조학과 2학년생은 “그동안 상조학과는 비인기 전공이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내가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경쟁률이 제법 치열했다”면서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에 다닐 수 있고, 또 취업 걱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례 업무는 전문적인 영역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야만 처리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장례 직업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오해가 많은 게 사실이다. 한 상조회사 직원은 “시체 운반, 화장 등의 일을 어떻게 하느냐며 나를 멀리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부모님조차 상조 일을 하는데 굳이 졸업장이 필요하냐며 대학 진학을 만류했었다”고 했다.
상조학과 학생들은 저학년 땐 주로 이론을, 고학년 땐 실습을 배운다. 특히 신입생들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집중적으로 배운다. 앞서의 교수는 “생명을 알아야만 죽음을 이해할 수 있다. ‘죽음의 편안함’을 주는 게 장례 서비스 산업의 궁극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론과정을 마친 후엔 시신방부, 성형, 화장기술, 장례장비 운영 등의 실습 과정을 거친다.
죽음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도 장례 직업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선 ‘잘 죽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자신의 장례식을 직접 기획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민정직업대학 상조학과의 한 교수는 “현대 장례기술은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장례 서비스에 종사하는 인력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면서 “장례기획, 마케팅, 장례문화 등을 수업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장례 학과의 인기는 장례 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점진적인 변화, 인재 수요의 증가를 반영한다.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실현하려면 금기와 편견을 버리고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장례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부정적 인식이었다. 물론 이런 분위기가 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인재들이 몰리면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상조회사 대표는 “그동안 일할 사람이 없어서 골치가 아팠는데, 이젠 직원들이 넘쳐난다”면서 “취업난 때문이겠지만, 어찌됐건 젊은 사람들이 업계로 유입되면서 장례 산업 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했다.
대표는 “비전문가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장례를 치르다 보니 그동안 민원과 불만이 많았다. 이로 인해 업계 이미지는 계속 나빠져만 갔다”면서 “하지만 이젠 전문가들이 정형화된 시스템으로 장례를 주도한다. 서비스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1500개 전문대 중 장례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목이 개설된 곳은 9개에 불과하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셈이다. 장례업계는 이 숫자가 2025년 최대 50여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점친다. 업계는 학교 측과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뛰어난 장례 전문가들을 지속적으로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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