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신세계, 자회사 퍼셀 출자 북미 사업 본격화…신세계인터, 자체 브랜드 ‘어뮤즈’로 미국·중국·태국 진출
#(주)신세계, 퍼셀에 출자 단행
지난 12월 24일 퍼셀은 (주)신세계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33억 원을 출자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퍼셀이 진행하는 유상증자 규모는 총 65억 원으로 신주 101만 5625주가 발행된다. (주)신세계의 퍼셀 지분율은 기존 36.92%(보유 주식 수 48만 주)에서 43%(99만 5625주)로 상승한다. 퍼셀은 2021년 (주)신세계가 24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퍼셀은 2022년 5월 고순도·고기능 스킨케어 화장품 브랜드 ‘퍼셀’을 출시했다.
유상증자 대금을 바탕으로 퍼셀은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선다. 퍼셀은 국내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거나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는 식으로 영업을 해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의 명품 뷰티 편집숍인 도버 스트릿 퍼퓸 마켓 파리에 입점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이세탄 신주쿠 백화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등 일본에서도 브랜드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퍼셀이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최근 ‘화장품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국내 화장품 업계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성장세를 구가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은 예전 같지 않다. 중국에서 자국 제품 소비가 늘어난 데다 중국 내수 경기가 침체를 겪고 있다. 이러는 사이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북미와 유럽 등 다른 해외 국가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중저가 스킨케어나 색조 브랜드 인기가 높다.
퍼셀의 매출은 2022년 약 18억 원, 2023년 72억 원, 2024년 100억 원(예상치)으로 성장세에 있다. 영업손실액도 2022년 20억 원에서 2023년 13억 원으로 줄었다. 이와 관련, 한 증권사 연구원은 “내수시장만으로 브랜드를 확장하기는 쉽지 않다. 해외에서 잠재력을 더 나타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2022년 스킨케어 브랜드 ‘오노마’를 출시했다. 오프라인 편집숍 ‘시코르’도 운영 중이다. 오노마와 시코르는 (주)신세계의 별도 자회사가 아닌 탓에 따로 매출이 공개되지는 않고 있지만 상황의 여의치 않다는 평가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둘 다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 오노마는 사실 브랜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시코르는 올해 매장 확장 기조이기는 하지만, 워낙 올리브영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라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퍼셀 관계자는 “유상증자 대금은 글로벌 비즈니스 투자, 국내외 마케팅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라며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현재까지도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와 제안들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당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대응하고자 글로벌 비즈니스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고객 접점을 키워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 장원영 틴트 내세워 시장 개척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지난 10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한 어뮤즈가 있다. 영뷰티 비건 브랜드 어뮤즈는 ‘장원영(걸그룹 아이브 멤버) 틴트’로 불린 ‘젤핏 틴트’로 입소문을 탔다. 일본에서 인기에 힘입어 2024년 1~8월 어뮤즈 누적 매출(377억 원)이 2023년 연간 매출(368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5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미국·중국·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진출을 통해 2028년께 어뮤즈 매출을 2000억 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성과는 아쉬웠다는 평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어뮤즈 외에도 ‘비디비치’ ‘연작’ ‘스위스퍼펙션’ ‘뽀아레’ ‘로이비’ 등 6개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자체 화장품 브랜드 매출은 790억 원, 수입 화장품 매출은 3010억 원이다. 수입 화장품 사업은 브랜드 판권을 국내에 들여와 국내에서만 사업을 전개하는 터라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 전체 매출에서 자체 화장품 브랜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1% 수준에서 2023년 6% 수준으로 줄었다. 어뮤즈 실적이 2024년 4분기부터 연결 실적으로 편입되기 때문에 비중은 10%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앞서의 증권사 연구원은 “자체 화장품 브랜드 중 규모가 큰 비디비치는 코로나19 전 중국에서 ‘리틀 샤넬’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연 매출이 2000억 원까지 나왔다. 하지만 중국에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2023년 비디비치 매출은 500억 원 정도로 줄었다”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브랜드의 해외 사업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2월 27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자체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조직 정비에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0월 정기 인사를 통해 화장품 사업 부문에 레이블제를 도입했다. 각 레이블마다 총괄 임원이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챙기는 구조다. 지난해 말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백화점 기획전략본부에 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사업을 총괄하는 ‘뷰티전략 태스크포스(TF)팀’도 신설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글로벌 뷰티 트렌드에 맞게 비디비치 리브랜딩을 진행 중이다. 핵심 시장이었던 중국 외에 일본과 미국 등으로 사업 확장을 꾀한다. 2018년과 2020년에 각각 론칭한 뽀아레와 로이비는 올해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해외 법인 매출, 면세점 매출, 수출액 등을 모두 합치면 자체 화장품 매출의 약 70%(어뮤즈 실적 제외)가 해외 매출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연작과 로이비는 국내 화장품 시장을 최우선으로 보고 론칭한 브랜드로 한국에서의 입지를 다진 후 글로벌 진출을 추진 중”이라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글로벌 시장 개척은 반드시 필요하다. 코스메틱 사업은 다른 영역에 비해 해외 확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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