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안컵 4강 탈락-우승에 상반된 반응
지난 5일 마무리된 동남아시아 챔피언십(미쓰비시컵)은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베트남은 지역 내 라이벌 태국을 상대로 1, 2차전 종합 5-3 승리를 거뒀다. 대회 무패 우승이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4강 진출조차 실패했다. 미안마, 라오스, 베트남, 필리핀과 한 조에 편성돼 1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조 3위에 그치며 조별리그에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필리핀전 패배가 뼈아팠다.
대회 성적만큼이나 두 감독을 둘러싼 분위기도 상반된다. 김상식 감독은 '영웅'으로 등극했다. 반면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와 이어진 약 4년간의 인연을 마무리하게 됐다.
두 감독은 선수시절 한 팀에서 활약했다는 공통점을 공유한다. 둘 모두 K리그 명문으로 통하던 일화 소속으로 뛰었다. 성남 일화는 2000년대 초반, 팀 역사상 두 번째 3연패를 달성했고 당시 2회 우승을 신 감독과 김 감독의 팀의 주축으로 함께했다.
성남 유니폼을 입고 빛나는 성과를 함께 만들었으나 이들의 행보는 2003년부터 엇갈렸다. 김상식 감독은 상무에서 복무하며 팀의 3연패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김 감독이 군복무를 마치던 시점, 신 감독은 성남을 떠났다.
이후 2009시즌, 신 감독은 지도자가 돼 친정 성남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여전히 선수로 뛰고 있었으나 이들은 함께하지 못했다. 구단이 김상식 감독을 트레이드하며 호흡을 맞추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당시만큼 이들의 최근 동남아 행보도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앞서 박항서 감독이 팀을 이끌며 대한민국 지도자에 대한 호감이 큰 베트남이다. 박항서 감독이 임기를 마치고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으나 베트남은 신통치 않은 성적을 냈다. 결국 2024년 5월,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에 부임했다.
김 감독은 부임 이후 약 8개월만에 베트남을 다시 한 번 동남아 강호로 끌어올렸다. 코칭스태프를 한국인 지도자들로 재편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어진 미쓰비시컵에서 단 1패도 없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꾸려 참가했다. 선수들에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주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반환점을 돈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 중점을 둔 것이다.
앞서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팀을 월드컵 3차 예선으로 이끌었다. 동남아 국가 유일의 3차 예선 진출이었다. 이에 고무된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그에게 재계약을 안기며 계약기간을 2027년까지 연장한 바 있다.
월드컵 3차 예선 초반, 인도네시아는 벽에 부딪힌 듯 했다. 일본, 호주 등 강호들을 한 조에서 만난 탓이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불씨를 살렸다.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1승 1무를 챙기고 호주를 상도로도 무승부를 거뒀다. 6경기를 치른 현재 1승 3무 2패로 조 3위에 올라있다. 3차 예선은 각조 1, 2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3, 4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에게 작별을 고했다. 오는 3월 월드컵 예선 일정이 재개되지만 협회는 미쓰비시컵 대회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듯 했다. 이들은 네덜란드 출신 지도자를 후임으로 선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상식 감독이 동남아에서 탄력을 더해가는 사이,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감독으로서 커리어를 마감했다. 이들간의 맞대결도 최근 미쓰비시컵 조별리그 한 경기로 마무리됐다. 지난 2024년 12월 15일 열린 경기에서 베트남은 인도네시아를 만나 1-0으로 승리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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