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질투의 화신’ 서숙향 작가가 집필…몸 떠다니는 무중력 상태 와이어·컴퓨터그래픽 활용
‘별들에게 물어봐’는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닌 우주비행사와 그가 이끄는 우주정거장 관광객 자격으로 며칠 동안 머물게 된 산부인과 의사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공효진이 우주비행사 이브 킴 역으로, 이민호가 우주관광객 공룡 역으로 극을 이끈다. 드라마의 시청률을 보장하는 톱스타들이 만난 ‘우주 로코’를 내세운 2025년 방송가 기대작이다.
#제작비 500억 원 투입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는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이를 표현하는 데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됐다. 알려진 총제작비는 500억 원. 지난해 김수현과 김지원이 주연한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의 제작비가 500억 원을 조금 넘겼고, 올해 공개 예정인 아이유와 박보검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제작비가 600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최고가는 아니지만 이들과 더불어 대작에 속한다. 전체 16부작인 드라마의 한 편당 제작비를 단순 계산하면 31억 원이 투입됐다.
제작진은 기획을 거쳐 2022년 촬영을 시작해 2023년 모든 일정을 마쳤다. 요즘 대부분 드라마가 사전 제작으로 완성되지만 ‘별들에게 물어봐’처럼 촬영을 마치고 약 2년 만에 공개되는 경우는 드물다. 제작진은 공개 시기가 늦어진 이유는 후반 작업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컴퓨터그래픽 등 시각효과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또한 무중력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몸에 와이어를 매달고 촬영에 임한 배우들의 모습에서 특수 장비와 대역 배우들의 모습을 지우는 작업 등에도 시간이 걸렸다.
‘별들에게 물어봐’의 제작 과정은 모두 한국 드라마에서는 최초의 시도다. 이런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만든 주역은 드라마를 집필한 서숙향 작가와 주연을 맡은 두 배우였다. 서 작가는 방송가에 ‘로코 열풍’을 일으킨 2010년 MBC 드라마 ‘파스타’의 성공을 계기로 스타 작가가 됐고, 이후 2016년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으로 저력을 이어갔다. 이들 드라마의 주인공은 모두 공효진이다. 만날 때마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작가와 배우의 재회, 거기에 아시아 한류를 상징하는 스타 이민호가 합류하면서 ‘500억 우주 드라마’가 출발할 수 있었다.
공효진은 서숙향 작가로부터 드라마의 기획을 처음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서 작가는 공효진에게 “구현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꾸준히 출연을 설득했다.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공효진은 장장 1년여 동안 이어진 촬영에 ‘죽을 각오를 하고 임했다”고 돌이켰다. 그만큼 표현하기 어려운 과정이었다는 의미다.
제작진은 왜 우주를 배경으로 택했을까. 연출을 맡은 박신우 PD는 지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법률과 규범, 윤리가 중력이 없는 우주의 공간에서는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는 상상에서 이야기를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박 PD는 “지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 그리고 한없이 하찮게 여기는 무의미한 것들이, 존재하는 모든 것의 무게가 0인 우주에서도 똑같이 판단될 수 있을까 생각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중력이 사라진 세상에서 새로운 가치관과 신념 그리고 가치 판단이 정립될 수 있다는 상상을 로맨틱 코미디로 표현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리더십’ 공효진과 ‘왕자 졸업’ 이민호
공효진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2019년 주연한 KBS 2TV ‘동백꽃 필 무렵’ 이후 6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왔다. 그가 맡은 이브 킴은 우주정거장을 지키는 리더. 동시에 종족 번식을 연구하는 전문가로 인간에게는 흥미가 없지만 생명에 대한 존중은 강한 캐릭터다. “겉은 바삭한데 속은 촉촉한 캐릭터”라는 게 공효진의 설명. 이미 ‘파스타’와 ‘질투의 화신’으로 서숙향 작가와 발군의 호흡을 자랑한 만큼 탁월한 파트너십이 이번 드라마로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이민호는 최근 4년여 동안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에 주력했다. 일제강점기와 그 이후를 아우르는 작품 ‘파친코’를 계기로 연기자로 스펙트럼을 넓힌 이민호의 달라진 모습이 이번 ‘별들에게 물어봐’에 담겼다. “30대가 되면서 계속 소모되는 배우가 아니라 뭔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는 이민호는 2020년 주연한 SBS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를 끝으로 “왕자님 이미지를 졸업하고자 했다”고도 털어놨다.
공효진과 이민호는 각자의 비밀을 숨기고 우주에서 만나 티격태격하면서 사랑의 감정을 키운다. 하지만 이민호는 지구에 결혼을 약속한 재벌가 상속녀인 약혼녀가 있는 상황. 모종의 임무를 품고 우주로 떠났다가 뜻밖의 인물을 만나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져든다. 이민호는 공효진에 대해 “20대 때부터 같이 작품을 하고 싶었던 선배”라며 “함께 눈을 맞추고 공기가 없는 곳에서 서로 호흡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공효진 역시 이민호와의 만남과 호흡에 만족을 표했다.
몸이 공중에 떠다니는 무중력의 상태를 어떻게 표현했는지에도 호기심이 향한다. 영화에서는 익숙하게 봐 왔던 장면들이지만 드라마에서 무중력 상태에 놓인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본 적 없기에 궁금증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해 박신우 PD는 “무중력을 표현할 때 컴퓨터 그래픽과 와이어, 실제로 무중력을 구현한 촬영까지 세 가지의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와이어와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촬영 당시 배우 한 명에게 와이어를 잡고 끌면서 무중령의 상태를 돕는 스태프가 네 명씩 붙었다. 이에 더해 액션 전문 스태프도 두 명씩 배우 각각을 도왔다. 박 PD는 “첨단 기술의 냄새보다 사람의 땀 냄새와 시간의 냄새가 나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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