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인 잡지 표지 SNS에 실수로 올렸다 ‘폭군의 셰프’서 하차…당분간 자숙의 시간 보낼 듯
박성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를 괴롭히는 학교 폭력의 가해자 전재준으로 활약하면서 스타덤에 오른 배우다.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으면서 지난달 26일 공개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주연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가 서비스하는 전 세계 93개국에서 동시 1위를 기록한 ‘오징어 게임2’의 돌풍에 힘입어 글로벌 무대에서 인지도를 쌓았지만 정점의 자리에 오른 순간 SNS에 공유한 성인물 사진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논란이나 구설에 휘말린 스타들 가운데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박성훈의 성인물 SNS 논란…대체 뭐길래
박성훈은 ‘오징어 게임2’ 공개 직전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의 셰프가 조선시대로 회귀해 최고의 미식가인 폭군을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소녀시대 출신의 배우 임윤아가 먼저 주연을 확정한 상태였다. MBC ‘밤에 피는 꽃’과 SBS ‘별에서 온 그대’ 등 인기 드라마를 만든 장태유 PD가 연출하는 작품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갑작스러운 논란은 ‘오징어 게임2’ 공개 직후 불거졌다. ‘오징어 게임2’가 93개국 동시 1위에 오르는 폭발적인 성적을 거두면서 화제가 집중된 12월 30일, 박성훈은 SNS에 문제의 사진을 공유했다. 해당 사진은 ‘오징어 게임2’의 장면을 패러디한 일본 성인 잡지의 표지로 여성들이 나체로 등장하는 성인물이었다. 박성훈은 해당 사진을 24시간 동안만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하지만 실수였다. 이를 인식하자마자 곧바로 사진을 삭제했지만 그의 SNS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전 세계 팬들의 눈은 피하지 못했다.
성인물 공유로 논란이 일자 박성훈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는 ‘오징어 게임2’ 공개 직후 SNS를 통해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실시간 메시지인 DM(다이렉트 메시지)를 확인하는 가운데 해당 사진을 전달받았고 이를 담당자와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공유했다고 해명했다.
엄연한 창작물인 ‘오징어 게임2’의 의상과 설정을 대놓고 패러디한 성인물 잡지가 발간된 상황에 놀란 박성훈이 드라마 담당자에게 문제의 소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사진을 저장하고 전달하려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SNS에 게재됐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박성훈 측의 해명과 사과에도 일부 시청자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거두지 않았다.
#박성훈의 드라마 하차 당연한가? 가혹한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던 박성훈 논란은 ‘폭군의 셰프’ 제작진이 배우 교체를 결정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실수로 성인물 잡지 표지를 SNS에 공유했다가 삭제한 해프닝의 여파로 출연을 확정한 드라마에서 캐스팅이 취소된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 적절하지 않은 이슈에 휘말린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과 실수임을 밝히고 사과도 했는데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부여했다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폭군의 셰프’의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박성훈의 하차 결정에 대해 “제작진과 배우 측이 여러 논의를 한 끝에 드라마에서 함께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사실 제작진은 박성훈이 성인물 SNS 공유한 직후 논란이 불거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을 긴밀하게 살피면서 여론의 추이를 점검했다.
온라인에서도 반응은 엇갈렸지만 여성이 주로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아무리 실수라고 해도 성인물 표지를 공유했다는 사실에 비난은 거셌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온라인 여론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제작진은 박성훈 캐스팅을 취소하고, 곧바로 그를 대신할 배우 캐스팅에 돌입해 신인 이채민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
박성훈은 이번 ‘오징어 게임2’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한 배우로 인정받는다. 시즌1의 주역인 이정재 이병헌을 비롯해 이번 시즌2에는 임시완부터 박규영 강하늘 이진욱 양동근 등 굵직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화려한 출연진 가운데 박성훈은 과거 특전사에서 복무한 군인이었지만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성확정 수술을 앞둔 트랜스젠더 조현주를 연기했다. 극 초반 편견의 시선에 시달리는 현주는 용기 있는 모습으로 불의에 맞서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박성훈은 캐릭터를 극적으로 표현해 호평받았고 ‘오징어 게임2’의 출연진을 통틀어 최적의 캐스팅이라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어렵게 일군 성과가 황당한 실수로 흔들리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폭군의 셰프’ 제작진의 선택은 어떨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바라본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여론에 따라 드라마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촬영 전에 우려를 미리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시선이다. 다만 불법 영상이 아닌 잡지의 표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SNS에 잘못 공유한 실수로 인해 온갖 공격을 받으면서 드라마에서 하차까지 한 상황은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독 유명 연예인에게만 엄격한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박성훈은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연기 활동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다. 당장 오는 6월 ‘오징어 게임’ 시즌3가 공개된다. 조현주는 시즌2에서 살아남아 시즌3에서도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3’ 공개 이후에는 또 다른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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