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렌터카 업계 공략했지만 사업 안착 실패…현대차그룹 “수익성 확보 한계, 사업 인수 여부는 미정”
#현대차그룹 지원 나섰지만…
지난 1월 6일 모션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청산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모션은 1월 13일과 14일 회사에 채권이 있으면 2개월 내에 회사에 채권액을 신고하라는 공고를 자사 홈페이지에 냈다.
모션은 2019년 10월 현대차와 기아가 8 대 2의 비율로 자본금 191억 원을 투자해 세운 회사다. 모션의 주요 사업은 렌터카 업체 등을 대상으로 차량 통합 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는 스마트 솔루션 사업이었다. 모션은 홈페이지를 통해 “도심 내 모빌리티 시스템의 사용자와 공급자 양측에 가치를 제공하고 모일 수 있는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한다”고 자사 브랜드를 소개했다.
모션은 현대차그룹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12월 “현대차그룹 모빌리티 전략은 모빌리티 사업자들에게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포함하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해결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차량 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과 서비스를 전개해 모빌리티 전체 사업자를 아우르는 모빌리티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션의 서비스는 이 같은 전략이 구체화된 사례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도 모션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 설립 당시 출자액을 포함해 양사가 모션에 투자한 금액은 약 244억 원이다. 현대차·기아는 2022년 11월 모션에 13억 원을 빌려줬다. 2023년 4월에는 약 40억 원 규모의 모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모션은 사업적인 도움도 받았다. 2020년 7월 모션은 FMS(차량관제시스템) 서비스 사업을 위해 현대차로부터 단말과 플랫폼 자산을 약 17억 원에 양수했다.
하지만 성과는 부진했다. 출범 1년 차인 2020년 2억 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모션은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 모션 전체 매출(35억 2800만 원) 중 약 97%(34억 2000만 원)가 현대차·기아·현대오토에버·현대캐피탈 등 계열사에서 나왔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지만 수익성은 낮은 상태가 유지됐다.
#치열한 경쟁 못 뚫고 신사업도 흐지부지
모션은 2019년 12월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중소 렌터카에 차량 통합 관리 솔루션 시스템인 ‘모션 스마트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모션 유튜브 콘텐츠에 따르면 해당 솔루션을 통해 렌터카 이용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렌터카 반납과 예약, 차량 문 잠금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관리자는 웹과 모바일로 연동되는 관리 시스템을 통해 차량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고 원격 제어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MOU를 맺은 후 이듬해인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다. 여행 수요가 줄면서 렌터카 이용률이 급감했다. 이와 관련,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한 관계자는 “2020년에 중소 렌터카 업체를 대상으로 모션 솔루션 도입 설명회도 했지만 참여율이 높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연합회에 속한 중소 렌터카 업체들의 차량은 20만 대 정도이고 전체 렌터카는 100만 대 이상이다. 모션 스마트 솔루션을 도입한 차량은 1만 대 이하였다”고 밝혔다.
경쟁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앞서의 연합회 관계자는 “기존에도 차량 FMS 등 통합관리 서비스를 진행하는 여러 업체가 있어 (모션 입장에서는) 신규 시장 진입이 어려웠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쏘카 등 자체적으로 FMS 솔루션을 개발한 렌터카 업체들도 있다.
부진이 이어지면서 모션의 신사업 추진 동력도 떨어졌다. 모션은 사업장에 특화된 카셰어링 사업을 구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셰어링 사업과 관련해서는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임직원 전용 카셰어링 파일럿 서비스 정도를 선보이는 데 그쳤다. 카셰어링 사업도 전망이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카셰어링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더욱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구독형 카셰어링 서비스인 ‘현대 셀렉션’과 ‘기아 플렉스’를 각각 운영 중이다. 2022년 7월 현대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2019년에 세운 자회사 모션랩(Moceanlab Inc.)을 청산하기도 했다. 모션랩은 LA 도심 지하철역 인근 환승 주차장 네 곳을 거점으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했다. 모션랩은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단독] 현대차 현지 자회사 ‘모션랩’ 청산…미국 카셰어링 포기하나)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대외 환경과 시장 환경의 변화로 사업 초기에 구상했던 서비스를 운영하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만성적인 적자 상태가 지속돼 청산을 결정하게 됐다”라며 “모션에서 영위하던 사업을 현대차그룹이 이어서 하게 될지와 관련해서는 아직은 정해진 사항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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