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합의했으니 활동 강행’ 사과문 논란 키워…같은 ‘스맙’ 출신 기무라 타쿠야 가정적 이미지 재평가
#합의금 8억 원, 그날 무슨 일이…
문제의 발단은 2023년 6월 일본 방송사 후지TV 편성 간부 A 씨가 마련한 회식 자리였다. 20대 여성 연예인 X 씨는 간부 A 씨, 인기 MC 나카이 마사히로 등과 함께 회식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약속시간 직전 갑자기 A 씨가 불참 의사를 알려와 결과적으로 나카이와 단둘이 만나게 됐다. “일본 연예계 정상에 군림하는 나카이를 거부하는 선택지는 없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심각한 ‘트러블’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심신에 깊은 상처를 입은 X 씨는 방송 일까지 그만두게 된다.
세간을 놀라게 한 것은 거액의 합의금이었다. 일본 매체 ‘여성세븐’에 의하면 “나카이와 X 씨 양측은 변호사를 통해 대화했고 나카이가 X 씨에게 9000만 엔(약 8억 4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보도되진 않았지만, 거액의 합의금이 오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주간문춘’이 “그날의 회식 장소가 음식점이 아니라 나카이의 자택 아파트였다”고 또 한 번 폭로했다. 여기에 “X 씨가 후지TV를 퇴사한 아나운서”라는 추측이 나오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X 씨는 “지금도 공황장애 등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9000만 엔이라는 합의금은 X 씨가 받던 연봉 10년 치에 위자료를 더한 금액으로 알려졌다. 한 변호사는 “민법의 불법행위 위자료 시세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라고 지적하며 “여성이 한때 고소하려고 했기 때문에 나카이 측이 어떻게든 마음을 돌리고자 성의 표시를 한 것 같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성 스캔들에 후지TV도 관여돼 있는 것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아나운서 피해자가 있다”라는 소문도 떠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연예계 관계자는 “그동안 거물급 인사와 신인 연예인들 간에 ‘성상납’이 암묵적으로 반복돼 왔다”며 “병폐를 뿌리 뽑지 않으면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이다. 일본 연예계 전체가 책임지고 근본적인 개혁에 나설 때”라고 경종을 울렸다.
#“최악의 사과문이다” 여론 악화
논란이 커지자 지난 1월 9일 나카이는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이번 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하지만 보도 내용 중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다. 상대방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나카이는 “그동안 저와 상대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밀 유지 의무를 지켜야 해 발언을 아꼈다. 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얘기해드리겠다”며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양측 대리인을 통해 사건에 대한 합의가 완료된 것도 사실이다. 일부 보도와 같이 손을 올리는 등의 폭력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후지TV가 관여돼 있다”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사자 이외의 사람이 관여된 사실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합의가 이뤄졌기에 앞으로의 연예 활동도 문제없이 할 수 있게 됐다. 억측과 비방은 자제 부탁드리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한 네티즌은 “이건 사과문이 아니라 도발문 같다”며 “결국 큰돈을 주고 합의했으니 대중은 관여하지 말라는 얘기냐”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최악의 사과문이다” “더는 TV에 안 나왔으면 한다”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스캔들로 연일 시끄러운 가운데도, 나카이는 연예 활동을 강행해 왔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그에 대한 하차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미 고정 프로그램 중 일부는 당분간 휴방할 것임을 알렸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나카이의 이미지가 실질적으로 ‘붕괴’해버렸기 때문에 모든 프로그램 중단, 하차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서는 시청자를 납득시키기가 어렵고, 하물며 나카이가 사과문에 언급한 ‘차질 없이 연예 활동을 이어나가는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기무라 타쿠야와 평판 역전
나카이의 성추문으로 같은 그룹 멤버였던 배우 기무라 타쿠야(52)를 재조명하는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 두 사람은 1988년 아이돌그룹 ‘SMAP(스맙)’으로 데뷔해 국민적 인기를 누려왔다. 특히 스맙의 리더였던 나카이는 사회자로서 두각을 드러냈으며, 한때 쟈니스엔터테인먼트 내 개인 소득 1위의 연예인이기도 했다.
나카이는 미담이 많은 연예인 중 한 명이다. 좋은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재해지 봉사활동을 이어왔으며, 2024년 노토반도 지진 당시 3000만 엔(약 2억 8000만 원)을 기부하고, 2020년 5월에도 대학병원 구명구급센터에 익명으로 고급 도시락을 제공해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호감을 샀다.
2016년 큰 사랑을 받은 아이돌그룹 스맙의 해체로 열도가 떠들썩했을 때의 일이다. 현지 언론들은 “기무라를 사실상 그룹 해체를 이끈 악역, 나카이는 이를 견디며 재결합을 위해 노력하는 리더”로 평가하며 기사를 쏟아냈다. 당시 기무라는 ‘배신자’로 찍혀 이미지가 끝없이 추락한 바 있다.
그러나 상황은 역전됐다. 닛칸겐다이는 “성추문에 휩싸인 나카이와 달리, 기무라는 가정을 지키는 좋은 아빠 이미지로서 재평가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기무라의 경우 인기 절정이었던 2000년 구도 시즈카와 결혼한 이후 불륜 등 성스캔들이 없다는 점, 가족은 물론 직장 동료와 후배들을 잘 챙기는 모습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상에서도 ‘스맙 해체 때는 기무라가 가장 악역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기무라가 가장 멀쩡하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기무라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는 의견이 많이 보인다”고 닛칸겐다이는 평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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