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밤 10시 25분 드라마 ‘본방’ 편성 없어…예능은 결방 직격탄 맞고 MBC ‘뉴스데스크’는 시청률 상승
윤석열 대통령 대리인단이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평화적 계엄이었다는 주장을 하며 했던 발언이다. 그런데 사실 이날 TV로 드라마를 보다 비상계엄 발령 소식을 접한 국민은 극히 드물다. 케이블 채널에서 재방송 중인 드라마를 시청한 국민들만 여기 해당된다. 본방으로는 이 시각에 방영된 드라마가 단 한 편도 없었다.
#드라마 볼 시간? 직격탄 맞은 ‘현역가왕2’
비상계엄이 발령된 화요일 밤 10시 25분은 통상적으로 지상파 방송사 미니시리즈가 방송되는 것으로 인식되는 시간대다. 오랜 기간 평일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월화 드라마와 수목 드라마가 방송돼 왔다.
지금은 이런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 MBC와 SBS는 주중 미니시리즈를 대신해 금토 드라마를 편성하고 있고 KBS는 월화 드라마와 수목 드라마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규 편성은 아니다. 2024년에 KBS 월화 드라마는 단 3편만 편성됐는데 그나마 7월 2일 종영한 ‘함부로 대해줘’가 마지막이었다. 수목 드라마는 4편 편성됐는데 8월 14일 방송을 시작한 ‘완벽한 가족’이 처음이었다. 다시 말해 KBS는 2024년 한 해 동안 상반기에는 월화 드라마, 하반기에는 수목 드라마만 편성해왔다.
만약 비상계엄 발령이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이뤄졌다면 ‘드라마 볼 시간’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맞을 수 있다. KBS 수목 드라마 ‘페이스미’가 수요일과 목요일 밤에 방송되기 때문인데 그나마 시청률은 2%대로 저조했다. 그리고 화요일엔 본방으로 방송되는 지상파 드라마가 아예 없다.
12월 3일 각 방송사 편성표를 찾아 봐도 밤 10시 25분에 본방으로 드라마를 편성한 방송사는 전혀 없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24 ‘모퉁이를 돌면’이 화요일 밤에 KBS 2TV로 편성돼 있었지만 10시 45분부터다. 비상계엄 선포로 각 채널이 뉴스특보 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모퉁이를 돌면’은 0.4%라는 극도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비상계엄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종합편성채널(종편)과 케이블채널 역시 마찬가지다. tvN 월화 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이 12월 3일 밤 방송돼 5.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8시 50분에 방송이 시작돼 10시 즈음에 끝났다.
표현을 달리 해 ‘국민들이 예능을 볼 시간’이라고 했으면 맞는 말이 된다. SBS ‘틈만 나면’, TV조선 ‘미스터트롯 트롯 추억여행’, 채널A ‘강철부대W’. JTBC ‘한블리’, MBN ‘현역가왕2’, tvN ‘벌거벗은 세계사’ 등이 화요일 밤 10시 25분에 방송되고 있었다.
이들 예능 프로그램은 비상계엄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던 프로그램은 MBN ‘현역가왕2’ 2부로 7.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뉴스특보가 긴급 편성되며 방송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이날 방송된 ‘현역가왕2’ 2회의 시청률은 4.4%로 기록됐다.
#메인 뉴스 시청률 경쟁에서 웃은 MBC
비상계엄 발령으로 시작된 12·3 내란 사태가 탄핵 정국과 윤석열 대통령 체포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방송가의 중심은 드라마와 예능에서 보도국으로 옮겨 왔다. 시사 현안이 많아지면서 뉴스 시청률이 올라가고 뉴스특보 편성도 빈번해졌다.
12월 3일 당일을 보면 MBC ‘뉴스특보’가 6.8%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JTBC ‘뉴스특보’가 4.2%, TV조선 ‘뉴스특보’가 3.9%, SBS ‘뉴스특보’는 3.8%를 기록했다.
12·3 내란 사태 이후 각 방송사 메인 뉴스 가운데에선 MBC ‘뉴스데스크’가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1월 첫째 주 주간 시청률 순위에서 9.9%로 보도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둘째 주에도 8.6%로 흐름을 이어갔다. KBS ‘뉴스9’이 1월 첫 째 주와 둘째 주 모두 7.5%로 그 뒤를 이었고 SBS ‘뉴스8’은 3%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간 시청률 순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정 부분 MBC ‘뉴스데스크’는 12·3 내란 사태 효과를 봤다. 11월까지만 해도 MBC ‘뉴스데스크’와 KBS ‘뉴스9’은 비슷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경쟁 중이었다. 일일 시청률 순위에서 두 메인 뉴스 프로그램의 순위가 거의 매일 바뀔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벌여 왔고 그 차이도 0.5% 포인트 정도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다음 날인 12월 4일 MBC ‘뉴스데스크’는 10.6%로 이날 지상파 일일 시청률 순위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반면 KBS ‘뉴스9’은 6.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후 두 메인뉴스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MBC ‘뉴스데스크’가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종편 채널 가운데에선 JTBC ‘뉴스룸’이 1월 첫째 주 5.0%, 둘째 주 4.6%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TV조선 ‘뉴스9’은 1월 첫째 주 3.1%로 그 뒤를 이었지만 둘째 주에는 종편 주간순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종편 메인뉴스 프로그램 경쟁에선 이미 JTBC ‘뉴스룸’이 TV조선 ‘뉴스9’에 앞서는 상황이었다.
종편에선 이 두 프로그램이 오랜 경쟁을 이어왔다. 가장 앞서 나가던 JTBC ‘뉴스룸’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른 TV조선 ‘뉴스9’은 MBC와 SBS 등 지상파 메인 뉴스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상당 기간 전성기를 구가해왔다. 그렇지만 2024년 들어 JTBC ‘뉴스룸’이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고 이런 흐름이 12·3 내란 사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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