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 ‘킥플립’ SM엔터 ‘하츠투하츠’ 데뷔 초읽기…YG엔터도 ‘넥스트 몬스터’ 대기 중
지난해 K-팝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정점이 지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일단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앨범 판매량이 급감했다. 더 이상 CD로 음악을 듣지 않는 시대, 앨범은 그저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게다가 결국은 소속사의 배를 불려주는 일이라는 의식이 팽배해지며 ‘예쁜 쓰레기’라는 오명도 썼다.
‘원투 펀치’의 부재도 한몫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은 2023년 말 멤버들이 전원 군 입대하며 가동을 멈췄다. 간간이 미리 녹음해 놓은 신곡이 발표됐지만 그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던 터라 한계가 명확했다. 역대 가장 성공한 걸그룹으로 꼽히는 블랙핑크 역시 그룹 단위 활동이 중단되며 글로벌 팬덤을 묶는 힘도 느슨해졌다.
이런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게임 체인저’가 필요하다. 각 기획사들은 ‘젊은 피’, 즉 신인 그룹을 통해 이런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JYP엔터테인먼트(JYP엔터)가 가장 먼저 출발선을 끊었다. JYP엔터는 1월 20일 7인조 신인 보이그룹 ‘킥플립’(KickFlip)을 공개했다. 별다른 잡음 없이 안정된 행보를 보이는 JYP엔터는 걸그룹에 비해 보이그룹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걸그룹은 트와이스가 건재한 상황 속에서 있지, 엔믹스 등이 명맥을 잇고 있다.
하지만 보이그룹의 경우 스트레이 키즈 외에는 두각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스트레이 키즈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보이그룹인 킥플립은 향후 스트레이 키즈 멤버들이 군입대로 공백기를 갖게 될 경우 JYP엔터를 지탱할 그룹이 될 전망이다.
JYP엔터는 장기간 준비를 해왔다. 2021년 방송된 SBS 오디션 프로그램 ‘라우드’를 통해 선발된 멤버들이 주축이다. ‘라우드’를 통해 대중에게 인사한 계훈, 동현, 아마루, 케이주에 동화, 주왕, 민제 등이 합류했다. 최근 미국 그래미닷컴은 ‘2025년 주목해야 할 K-팝 루키 8팀’을 꼽으며 킥플립을 포함시켰다.
SM엔터는 새로운 30주년을 시작하며 오는 2월 24일 8인조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Heats2Hearts)로 출사표를 던진다. 2020년 등장한 에스파 이후 5년 만이다. SM엔터는 지난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M타운 2025’에서 이들의 실루엣이 담긴 예고 영상을 공개해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SM엔터는 K-팝 시장에서 선순환 구조를 가장 잘 구축한 기획사로 꼽힌다. 이 덕분에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할 수도 있었다. 특히 걸그룹을 배출하고 성장시키는 역량이 탁월하다. 1세대 S.E.S.는 걸그룹 시장의 ‘레전드’로 꼽히고, 2세대 소녀시대는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SM타운 2025’에서는 이들의 완전체 무대를 볼 수 없었지만, 최근 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며 컴백 가능성이 솔솔 제기되는 모양새다. 이외에도 3세대 레드벨벳이 건재하고 4세대 에스파는 현 걸그룹 시장에서 뉴진스, 아이브, (여자)아이들과 ‘4대 퀸’으로 불린다. 특히 2024년에는 ‘슈퍼노바’를 앞세워 가장 앞서 나갔다. 에프엑스가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SM표 걸그룹’은 이미 대단한 신뢰감을 준다.
현 가요기획사 중 성장이 가장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 YG엔터테인먼트(YG엔터)도 올해 신발끈을 동여맨다.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2024년 12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신년 계획을 밝히며 “‘넥스트 몬스터’(NEXT MONSTER)가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데뷔한 만큼 이번에는 보이그룹이 나올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현재 보이그룹 시장에서 YG엔터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트레저가 있지만 또래 보이그룹에 비해 두각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위너는 올해 복귀를 꿈꾸고 있었으나 주축 멤버 송민호가 부실 복무 의혹에 휩싸이며 컴백 시기를 재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사랑을 했다’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린 아이콘은 방출한 지 오래다. 방탄소년단 이전 빅뱅이라는 가장 강력한 보이그룹을 보유한 YG엔터로서는 격세지감이다.
이외에도 올해 방탄소년단의 복귀를 앞두고 있는 하이브 역시 계열사인 빅히트, 플레디스 등에서 신인 그룹을 론칭하기 위해 물밑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인 그룹은 K-팝 기획사들이 장기적 성장 및 안정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콘텐츠다. K-팝 그룹의 생명력이 짧기 때문이다. 통상 표준계약서상 최대 계약 기간인 7년을 채우기 어렵고, 이를 채우더라도 그 이후에 인기를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대중은 쉽게 싫증을 느끼는 탓이다.
신인 그룹 발굴은 ‘아이돌’을 주된 콘텐츠 삼는 K-팝 그룹의 숙명이다. 대중은 항상 어리고 신선한 그룹을 원한다. 그 이유는 각 그룹을 소구하는 계층과 함께 성장하기 때문이다. 새롭게 유입되는 10대들에게는 그들만의 영웅이 필요하다. H.O.T.를 보고 자란 세대가 이제는 어느덧 40대가 됐듯, 이제는 그들의 자녀 세대들이 열광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5세대 K-팝 그룹은 1세대 K-팝 그룹을 좇던 세대의 자녀 세대들이 주 타깃이 될 전망이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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