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실업, ‘글라스’ 2만 4021주 장내 매도…KCC그룹·세우실업 “계열분리 준비 계획 없다”
세우실업은 지난 12월 20~24일에 걸쳐 장내 매도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던 KCC글라스 지분 전량인 2만 4021주를 처분했다. 처분 직전 지분율은 0.15%다.
플라스틱 제조사인 세우실업은 1986년 11월에 설립됐다. 2023년 세우실업의 매출 73억 7900만 원 가운데 66억 2600만 원은 KCC그룹에서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내부거래율은 89.7% 수준으로 KCC그룹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우실업의 100% 자회사인 동주도 KCC 계열사를 통해 올리는 매출 비중이 상당하다. 동주가 2023년 올린 매출 200억 원 가운데 105억 원은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모회사 세우실업과 거래한 4억 100만 원을 제외하면 50.6%는 KCC그룹을 통해 올린 매출이다.
세우실업의 존재는 정몽진 회장이 2016~2017년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때 누락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정 회장은 세우실업을 비롯해 동주·동주상사·동주피앤지·상상·티앤케이정보·대호포장·주령금속·퍼시픽콘트롤즈 등 9개사의 자료를 누락했다.
당시 공정위는 정몽진 회장이 고의적으로 누락했다고 판단하고 검찰 고발조치를 했다. 결국 관련 혐의로 재판이 진행돼 정몽진 회장은 벌금 7000만 원을 내야 했다. 세우실업은 2018년부터 KCC그룹에 편입됐다. 2023년 기준으로 세우실업과 동주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는 청산되거나 내부거래가 없다. 세우실업과 동주만 유일하게 거래를 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지분 매각을 두고 세우실업이 KCC그룹에서 벗어나려는 것 정지작업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제 세우실업과 동주가 가지고 있는 KCC그룹 계열사 지분은 세우실업이 가지고 있는 KCC건설 지분 0.3%가 전부다. 해당 지분만 정리하면 세우실업과 KCC그룹 간의 지분으로 묶인 관계는 정리된다.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대상회사가 친족독립경영 신청을 공정위에 하면 공정위는 이를 심사해 계열분리를 결정한다. 심사를 할 때 지분 소유 여부가 판단 기준 중 하나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의 계열분리를 판단할 때 지분을 비롯한 실질적인 지배력 유무 등을 다양하게 검토한 후 계열분리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KCC그룹 관계자는 “세우실업과 동주는 소량 제품에 특화돼 있어 일부 거래를 하고 있다”면서 “이들 회사의 계열분리 계획은 없다. 향후에도 성실히 관련 의무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우실업 관계자도 “KCC글라스 지분을 매각한 것은 차익 실현 차원의 목적이었다”면서 “계열분리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이 계열분리에 성공하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들의 거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CC글라스 관계자는 “세우실업이 KCC글라스 지분은 없지만 공정거래법 상 관련 공시는 계속 진행된다”면서 “세우실업이 규제 사각지대로 들어간다는 우려는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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